기업대출 잔액 6%↑…부동산·임대업 쏠림 리스크 여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지난해 지방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가계대출 잔액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경기 침체에도 기업대출을 확대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업대출이 증가했음에도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여전히 높아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자료=미디어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대구은행·부산은행·전북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 잔액이 전년보다 5.9% 증가하면서 같은기간 2.7% 증가한 가계대출에 비해 크게 늘었다.

5개 지방은행들 모두 기업대출 규모를 늘리면서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90조923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546억원 증가했다. 특히 대구은행이 9.7%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이어 광주은행 9.6%, 경남은행 4.5%, 부산은행 3.4%, 전북은행 1.6%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지역 기업에 대한 자금중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전체 원화대출금 잔액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0% 수준으로 제조업과 자영업자 등 지역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과 지방경기 침체로 지역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방은행이 기업대출 등을 확대하면서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도 지방은행의 지역경제 활성화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지방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경제와 지방은행은 한 몸”이라며 “지방은행이 지역경제의 버팀목으로서 자금중개기능을 수행하고 지역경제와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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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방은행의 기업대출 자금이 조선·철강·자동차 등 제조업과 도소매업·숙박·음식업 등 지역 소상공인에게 흘러가는 대신 여전히 부동산에 집중돼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방은행의 기업대출 업종별 포트폴리오를 보면 부동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 쏠림 현상에 따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지방은행의 기업대출 중 제조업 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구은행 52.2%, 경남은행 46.5%, 부산은행 32.2%, 광주은행 16.7%, 전북은행 11.1%이다. 반면 부동산·임대업 비중은 전북은행 43.1%, 광주은행 35.3%, 대구은행 32.2%, 부산은행 30.1%, 경남은행 19.2%으로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기업대출 포트폴리오를 업종별로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설·부동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면 대출 부실화 등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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