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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사진=현대제철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중국 철강사의 생산 지연으로 열연과 후판 등 소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대형 조선사와 해외 열연사들이 국내 철강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황 악화, 수출·수입 부진에 고통받는 국내 철강사에게는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매출 향상 기회다. 과잉공급 주범인 중국의 수출 감소와 경기 부양책 등으로 철강 시장 전반의 수급균형이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철강업계에 평정심을 가져다 주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동남아 지역 철강사들은 현대제철에 열연 등 원자재 수급 문의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로 통제와 항만 검역을 강화하며 원료 조달과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천진, 상해 등 대형 항구는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소형 항구는 선박 방역작업 등으로 출항 지연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사뿐 아니라 국내 대형 조선사에서도 중국산 후판 납기 지연으로 1000톤 전후의 후판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주 전부터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됐고 지금은 가라앉은 상태다.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며 "공급 요청이 계약 성사로 이어질 경우 고객사의 수입선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중국산 열연을 사용하는 국내 냉연사와 강관사들 역시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물량 전환 요청을 할 수 있는 점도 기대를 높인다. 동국제강과 세아제강은 현재까지 중국산 소재 수급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차질이 생길 경우 다른 열연 수급처로 물량 전환할 계획을 세워뒀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중국의 철강 생산이 지연되며 철강 시장 전반의 수급 균형을 늘릴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국내 시장 긴급재 등에 대한 국내 철강사들의 단납기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컬러강판은 상해 인근지역 육속 제한으로 장가항 선적이 불가능했고 1~2월 유통향 열연 선적은 지연됐다.
또한 중국 내 과잉 재고 문제가 발생하며 유통가격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중국 철강제품 유통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수경기 둔화, 재고 증가 우려로 춘절 이후 4일간 13달러~36달러 하락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수출물량 감소 등으로 시황 회복을 점치는 등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동향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해결 이후에도 재정정책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 부진이 예상되고 있지만 상황이 진정되는 2분기 이후 각국이 특별국채 발행 등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중국 내수가격 상승과 국제 철강가격 상승, 수출물량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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