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이후 39일째 종적 묘연, 노동당창건일에도 안 나타나 '의혹'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9월 27일 이후부터 현 시점에 이르기까지 평양시 자체가 사실상 “통제” 상태이며, 평양시 출입증이 새로 발급됐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평양시에는 북한 지도부에 해당하는 고위급 가족이 거주하기 때문에 이들의 출입까지 통제하지 않았는데, 이젠 이들까지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전문가들의 평가로는 “일설의 소문처럼 정말 쿠데타 시도가 있었던지, 아니면 최소한 국가 전복 음모가 발각되어 보안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특히 도쿄대의 시게무라 도시미쓰 교수는 “만약 군사 쿠데타가 시도된 상황이라면 매우 심각한 상태일 것으로 추측되며, 일각에서는 김정은 자신이 이미 평양을 떠나 피신해있다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추측으로는 북의 고위급 관리가 망명을 실시해 국경이나 공항, 항만같은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도 꼽히고 있다.

   
▲ 지난달 초부터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김정은에 대한 망명설, 실각설, 건강이상설 등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사진은 지난 9월 4일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하루전인 3일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모란봉악단의 신작음악회를 관람했다고 보도한 북한 노동신문 1면.
 

현재 김정은은 9월 4일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인 이후 단 한 번도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평양 언론은 간간히 김정은이 현장 지도 중 양쪽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수술을 한 후 요양 중이라는 메세지를 대외에 보내고 있다.

일설에는 권력 이동에 따라 장성택이 실각했듯 김정은도 “실각”했을 가능성을 꼽고 있는데,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최근 최룡해와 장종남이 보직을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다.

일단 보직이 뭐든 간에, 권력기구에 변화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며칠간 북한 주변국 및 관계 언론들은 모두 10월 10일 조선 노동당 창건일 행사에 집중하고 있었다. 김정은이 건재하다면 이 행사만큼은 직접 참석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은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69년을 맞아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주창했다. 또 김정은 유일영도체제를 강조하며 주민들의 충성을 요구했다. 김정은이 참석하지는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씨 일가가 곧 북한 그 자체”라는 등식이 있기 때문에 실세이던 상징적이던 김정은을 배제하고 북한 지도부에서 권력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아무렇지 않게 유엔 북한 대표부 등이 보이는 행보와 최근 미국의 행보, 지난 4일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수뇌부 3인의 행보를 함께 놓고 본다면, 현재의 북한 상황은 “(김정은의 행보와는 별개로) 수뇌부 3인이 함께 자리를 비워도 괜찮을 정도로 체제가 튼튼하다” 정도로 해석된다. [미디어펜=김규태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