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함에 따라 삼성그룹주 펀드가 '쪽박'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자 펀드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더 이상 펀드를 붙들고 있으면 손실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그룹주 펀드 가운데 운용 규모가 가장 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75%를 기록했다.

   
▲ 사진출처=뉴시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이 -3.59%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최근 3개월 및 1개월 수익률도 각각 -9.89%, -7.18%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13.12%),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자1'(-9.72%),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자1'(-10.97%), 'IBK삼성그룹자'(-6.43%) 등도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적도 마찬가지다. '삼성KODEX삼성그룹주'가 -8.38%을 기록했고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11.20%),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13.14%) 등도 10% 이상 급락했다.

이처럼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한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때문이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보통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15% 안팎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무려 18.03%나 떨어졌다.

연초 134만8000원에 출발했으나 지난 10일에는 110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이자 52주 신저가(1년 만에 가장 낮은 주가)다. 장중에는 11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3분기 '실적쇼크'에 대한 우려로 그동안 주가가 크게 내린 데다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 가까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그룹주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ETF를 제외한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총 641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올해 1월 51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을 뿐 그 이후에는 8개월 연속 자금이 유출됐다. 이달 들어서만 42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3984억원이 들어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최근 하향 조정한 예상치보다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문제는 향후 실적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에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가 불가피해 마케팅 비용 부담과 비메모리의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4조3300억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갤럭시노트4 출시로 시스템 반도체(LSI) 사업 등의 적자축소 기회가 생겼고, TV 사업도 성수기를 맞게 된다"며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