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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건물 [사진=기재부 제공]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정부가 걸핏하면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 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뽑아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성장률과 반대 방향으로 재정정책이 돌아가는 '경기역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 시기가 너무 늦어, 되레 역효과를 내면서 '헛발길'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및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반면, 정부소비는 연간 6.5% 증가해 2009년의 6.7%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정부와 민간(순수출 포함)의 성장기여도는 각각 1.5%포인트와 0.5%포인트로, 정부부문이 성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민간소비와 민간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9%포인트, -1.6%포인트로 나타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민간투자의 기여도는 최저치였다.
특히 정부지출이 GDP성장률과 '반대 방향'으로 경기역행적 모습이며, 금융위기 이후 이런 경향이 더 강화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정부부문 연평균 지출증가율은 4.2%로 민간부문 2.4%보다 훨씬 높고, 전체 GDP에서의 비중도 2007년 19.0%에서 2019년 21.4%로 상승했다.
그러나 2001년부터 작년까지 정부지출증가율과 성장률과의 '상관관계'는 -0.365이며, 금융위기 이전 -0.177에서 위기 후에는 -0.628로, '마이너스 폭이 대폭 확대'된 모습이다.
반대로 민간부문 지출은 성장률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기순행적' 양상인데, 같은 기간 민간부문 지출증가율과 성장률 간 상관관계는 +0.805였다.
전문가들은 경기변동성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지출의 '경기대응적 역할'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정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부지출이 경기대응적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경기수축기'에 정부지출이 증가해야 하지만, 수축기와 확장기 사이 정부지출증가율은 각각 4.2%와 4.5%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면서, 민간부문은 각각 4.5% 및 1.0%로 뚜렷이 구별된다고 분석했다.
또 경기순환지수와 정부지출증가율을 비교해보면, 경기하강이 시작되는 시점이 아닌 경기저점 부근에서 정부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오현희 경제분석관은 "정부지출이 경기변동을 완화하고 경기대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드는 시점'에 지출을 확대시켜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와야 하는데, 실제로는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는 시점에 지출 확대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지출 등 확장적 재정정책은 적절한 시점이 아닐 경우, 오히려 '경기변동을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경제여건을 정확히 파악, 재정집행의 '적시성'을 높이고 경기변동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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