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 코로나 여파에 상반기 공채 무산될까 불안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채용시즌의 막’이 올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은행들이 공개채용 일정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상반기 채용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높아 취업준비생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채용시즌의 막’이 올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은행들이 공개채용 일정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디어펜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채용규모는 약 1500명으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쉽사리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은행들의 공채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통상 은행들은 4월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시작으로 상반기 공채 일정에 돌입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채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해 4월 채용공고를 냈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은 아직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들 은행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채용일정을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류접수는 통상 온라인으로 처리돼 특별히 문제될 게 없지만, 이후 대규모 지원자가 몰리는 필기시험과 면접전형을 치르기에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공채를 진행한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지난달 9일 예정돼 있던 필기시험은 23일로 한차례 연기됐다. 28일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향후 면접일정은 잡지 못한 상태다.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면접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류면접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실시돼 큰 문제가 없지만 이후 치러질 필기시험과 면접전형을 치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돼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라며 “사전방역에 만전을 다한다 하더라도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시험을 치를 경우 감염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현재로선 코로나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이 진정되길 바라고 있다”며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향후 일정에 대해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취업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난에 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면서 상반기 공채일정에 부정적인 영향이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지난달 취업준비생 17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3.5%가 ‘코로나19가 취업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취업준비에 미치는 영향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축소할까 우려된다’는 응답률이 57.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업들의 채용일정 연기로 향후 기업끼리 일정이 겹칠까 우려된다’는 응답이 47.9%로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