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 더 내려라”...'안 평평한 운동장' 거론하며 주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거치지 않고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또 연 1.00~1.25%로 0.5%포인트 대폭 인하했지만, 여전히 추가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른 나라들 및 경쟁자들과 (금리를)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에 공평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연준이 선도할 시간"이라며 "보다 완화하고 낮춰라!"고 거듭 요구했다.    

연준의 이날 금리인하는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하는 일명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에서 벗어난 '0.5%포인트 빅컷'이지만, 그럼에도 그동안 틈만 나면 금리를 내리라고 연준을 공격했던 트럼프는 이러한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며, 더 내리라고 압박에 나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둔화 조짐에 대처하기엔 부족하다는 것.

그는 전날에도 트윗을 통해 "늘 그렇듯, 제롬 파월과 연준은 늦게 행동한다. 독일과 다른 나라들은 그들의 경제에 돈을 퍼붓고 있다"며 "다른 중앙은행들은 훨씬 더 공격적이다. 미국은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불이익을 얻게 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날 뉴욕증시도 금리인하에도 불구,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85.91포인트(2.94%) 급락한 25,917.41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86.86포인트(2.81%) 하락한 3,003.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268.07포인트(2.99%) 추락한 8,684.09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이 FOMC를 기다리지 않고 금리를 전격적으로 내려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나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부양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금리 인하 외에 양적완화(QE) 등 다른 정책 수단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점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시장에서도 연준의 추가 조치 기대감이 팽배하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급 금리인하가 오히려 경기둔화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둔화 여파를 가늠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금리인하로 시장은 '제로 기준금리'를 전망하며 추가 완화정책을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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