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되자 통합당 "이럴 거면 합의를 왜 해!" 항의하며 퇴장
[미디어펜=손혜정 기자]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이날 재석 184명에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해당 법은 김종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됐다.

그러나 개정안이 부결되자 통합당 의원들은 퇴장하면서 "이럴 거면 합의를 왜 해" "합의를 지켜줘야지"라고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 제376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사진=국회방송(NATV) 캡처

통합당의 퇴장으로 본회의 표결에 필요한 의결정족수(재적 과반인 148명)가 미달돼 정회가 선포됐다.

개정안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격 사유 완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현행법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기존 금융회사 수준으로 지나치게 엄격히 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열어준다는 법률 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개정안이 발의된 것이다.

대표발의자인 김종석 통합당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침체된 인터넷전문은행에 신규진입을 촉진해 핀테크 산업을 활성화하고 금융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기업을 위한 특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대주주의 사금고화 우려는 전혀 없고, 금융소비자보호와 대출 건전성 보장을 위한 안전장치가 본 법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이른바 'KT 특혜' 논란에 대해선 "논란이 있었으나 협치의 정신으로 정무위에서 지난 1년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 합의에 도달한 법안"이라고 당부했다.

반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격) 대상 법률에서 공정거래법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KT라는 특정 기업을 위한 분명한 특혜"라고 주장하며 'KT 특혜 논란'에 힘을 실었다.

채이배 민생당 의원도 반대 의견에 힘을 주며 "사기 치는 사람, 시장경제 질서를 해치는 사람,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려 국가를 속이는 사람, 이런 자들이 은행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기본 원칙을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개정안은 찬반토론 종결 후 곧바로 표결에 부쳐졌으나 반대표가 찬성표가 많이 나오면서 통과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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