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산업 주가 하락세 지속
자사주 매입 통해 주가 안정화·책임경영 의지 피력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주가를 방어하고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글로벌 주식시장의 급락 등으로 은행주가 끝없이 하락하면서다.

   
▲ 시중은행 점포 내 창구/사진=미디어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CEO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은행주를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이 라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으로 은행주를 기피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은행주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에 지난해 금융사들의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융산업 전반적으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기준 금융지주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7~0.37배 수준으로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역경기 침체로 BNK금융지주 0.2배, DGB금융지주 0.17배, JB금융지주 0.25배 등 지방금융지주사들이 저평가된 상태다. 시중은행의 경우 KB금융지주 0.37배, 신한금융지주 0.35배, 하나금융지주 0.26배 등이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섰다. 이달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대비해 주가를 안정화시키고 책임경영 실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실적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1일 자사주 2만1800주를 장내매수했다. 김 회장이 2018년 5월 처음 매입한 이후 현재까지 보유한 자사주는 5만6800주에 달한다. 또한 BNK금융지주는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한국투자증권과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70억원 규모 신탁계약도 체결했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김 회장은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과 함께 CEO로서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12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하면서 보유주식수가 총 7만3127주로 늘어났다. 손 회장을 비롯해 이원덕 부사장, 박경훈 부사장, 신명혁 부사장, 정석영 전무 등 경영진도 자사주 총 6782주를 장내 매수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내외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에도 우리금융이 올 한해 견실한 펀더멘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다”며 “사태가 진정되면 적극적으로 국내외 IR 행보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4일 자사주 1만주를 매입했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4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현재 2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DGB금융지주와 DGB대구은행 경영진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한 결과 올해 매입한 자사주와 우리사주는 약 8만여주에 달한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김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신시장 공략, 고객 가치 최우선의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제공 등 실적 개선에 대한 의지와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며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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