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계 "중도개혁 정당으로 동료시민 선택 받겠다"
민주평화당·대안신당계 "비례연합정당에 적극참여해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민생당이 진보진영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바른미래당계는 ‘불참’을 고수하고 있지만, 민주평화당계와 대안신당계에서는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출신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에 대해 “집권여당이 자행하는 배반의 정치, 부끄러운 줄 알라”며 “미래통합당과 민주당이 서로 한 치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 오후 2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께서 비례연합정당과 관련된 이해찬 대표의 친서를 가지고 민생당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비공개 일정을 거론했다.

김 공동대표는 "국정운영의 협치는 걷어차고, 선거용 협치를 내밀 생각인지 묻고 싶다"며 "민생당에게 무엇을 기대하든, 결과는 같다는 말씀을 미리 드린다. 민생당은 중도개혁 대표정당으로서 떳떳하게 동료시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연합정당 참여를 일축했다.

이어 "비례연합정당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친문 연합정당이다. 민주당 자신이 '장난', '편법', '퇴행'이라 비판했던 바로 그 위성정당인 것"이라며 "자기배반, 개혁배반, 민심배반의 정치가 한심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 공동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왜 스팸메일을 가져오는지 모르겠다"며 윤 사무총장이 오후 이 대표의 연합정당 권유 메시지를 전하러 오는 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왼쪽)./사진=민생당 제공

반면 민생당 내 민주평화당계와 대안신당계에서는 비례연합정당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평화당계 박주현 공동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당 지도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대위를 중심으로 외연 확대와 제3지대 구축에 승부를 걸 것"이라고 했다. 대안신당계 유성엽 공동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한 민주당에 이어 민생당도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며 "나는 비례한국당의 창당설이 나올 때부터 4+1이 참여하는 비례정당 창당을 주창했다. 보수가 1당이 돼 국회의장과 다수의 상임위원장을 차지,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때와 진보정권 재창출이 가능한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정배 의원은 "민생당은 범민주개혁 세력의 일원으로서 수구적폐 세력의 발흥을 저지하고 민주개혁 세력 전체의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대원칙으로 이번 총선에 임해야 한다"며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거듭 주장했다.

정동영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민생당도 비례개혁연합정당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면서 "민심 그대로를 의석수에 반영하는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극대화하고 민주당 당원분들이 압도적인 투표를 한 결과를 보더라도 개혁진보 세력의 의회진출을 최대한 늘리는 일은 시대적 과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평화·대안신당계 등 호남 현역 의원들은 비례 연합정당 합류 여지를 두고 있으나, 김 공동대표, 손학규 전 대표 등 바른미래당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예정된 윤 사무총장의 민생당 방문은 취소됐다.

김 공동대표는 윤 사무총장과의 만남이 취소된 뒤 기자들과 만나 "불쾌감의 표시이거나 아니면 국민 우롱과 다름없는 (이 대표의) 친서를 가져오기 낯부끄럽지 않았을까 싶다"며 "아침에 제 발언 이후에 약속이 일방적으로 취소된 것이니 그 발언에 대한 불쾌감의 발로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도 "김 공동대표가 아침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예절부터 배워야 하는 분과 정치를 하기가 힘들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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