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미투는 컷오프했지만 막말 인사들은 공천
통합당, 같은 막말인데 웃고 우는 현역 의원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공천 작업도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비슷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에 대한 공천 여부가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이들에 대한 공천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들의 총선 성적표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막말’과 ‘미투’ 의혹에 휩싸인 인사들의 성적표가 명확하게 갈렸다.

홍익표 전 수석대변인은 최근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해 “대구·경북지역 봉쇄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결국 수석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지난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장소 대관의 국회 내규 위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을 향해 “이러니 기레기 소리를 듣지”라고 폭언을 했었다. 하지만 홍 전 수석대변인은 서울 중·성동갑에, 이 대변인은 경기 안양동안을에 각각 공천을 받았다.

   
▲ 막말과 미투 논란 속에서도 공천 희비가 엇갈린 정봉주 전의원과 민병두 의원, 이재정 의원, 홍익표 의원.(사진 왼쪽부터) / 사진 = 연합뉴스
반면 미투 의혹에 휩싸인 인사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칼을 휘둘렀다. 정봉주 전 의원은 서울 강서갑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결국 ‘미투’ 논란으로 민주당 공천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민병두 의원 역시 ‘미투’ 의혹으로 컷오프가 확정됐다. 민 의원은 오는 15일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결국 86세대와 친문은 살아남고 비문은 제거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래통합당은 비슷한 사건을 두고 다소 애매모호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김형오 통합당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최근 “다음 국회에서 막말이나 불미스러운 행동, 혐오 발언이나 품위 손상시키는 행동을 했을 때에는 전액 세비 반납을 한다고 서약을 했다”면서 그런 정신을 우리 공관위에서도 참작하고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막말로 물의를 빚은 인사들이 대거 탈락했다. ‘막말 컷오프’의 첫 타자는 5·18 유공자를 “이상한 괴물집단”이라고 했던 비례대표 김순례 의원이었다. 이어 ‘겐세이’라는 일본어 비속어로 지탄을 받은 이은재 의원,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에 살고 망하면 인천에 산다)’ 발언을 한 정태옥 의원도 고배를 마셨다. 대변인 시절 문재인 대통령 등을 향한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민경욱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황교안 대표의 반발로 인해 ‘구사일생’으로 경선을 치르게 됐다.

   
▲ 통합당 의원들의 공천 희비는 같은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극명하게 갈렸다. 사진 왼쪽부터 민경욱 의원, 정진석 의원, 이은재 의원, 김순례 의원. / 사진 = 연합뉴스
공관위는 컷오프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들의 과거 막말 전력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지난해 5월 SNS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에게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말했다가 당원권 3개월 정치 처분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은 경기 부천소사에서 경선을 치른다.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라고 한 정진석 의원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5·18 폄하’ 발언을 했던 김진태 의원은 강원 춘천에 단수 공천됐다. 울산시장 수사를 두고 경찰을 향해 "몽둥이가 필요한 미친개"라고 부르는 등 다수 논란이 있었던 장제원 의원도 부산 사상에 단수 공천됐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공천 기준이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공관위의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 않겠냐”면서 “결국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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