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촉발된 국내외 증시의 위기가 결국 공포장세를 연출하며 지난 13일 하루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둘 다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한 것은 국내 증시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다. 그럼에도 코스닥은 한때 13% 넘게 폭락해 장중 490선이 붕괴하기도 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증시 불확실성이 금융위기급 악재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오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장 직후부터 시장의 모든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와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하는 사이드카가 번갈아 발동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 사진=연합뉴스


일단 코스닥 시장에서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4분부터 20분간 서킷 브레이크가 발동된 뒤 오전 9시 38분 사이드카가 추가로 발동됐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6분에 사이드카가 먼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매가 중지됐다. 이후 오전 10시 43분 지수 8% 이상 하락이 1분간 지속되면서 18년 만에 코스피 시장의 첫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장중 한때 1680.6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오후 들어 그나마 낙폭을 일부 회복했지만 그래도 크게 하락했다. 전일 대비 62.89포인트(-3.43%) 급락한 1771.44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무려 39.49포인트(-7.01%) 내린 524.0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제 시선은 오는 16일부터 재개될 다음주 거래의 향방으로 쏠린다. 그나마 긍정적인 사인은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역대급’ 낙폭 회복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985.00포인트(9.36%) 급등한 2만 3185.62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일일 기준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230.38포인트(9.29%) 오른 2711.02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73.07포인트(9.35%) 상승한 7874.88까지 하락분을 회복했다. 특히 장 막판 코로나19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주 정부 등에 500억 달러의 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혀 시장을 안심시켰다.

물론 이날 상승세에는 전일인 12일에 있었던 기록적인 폭락세에 뒤이은 기술적 반등도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미국 증시 역시 다음주부터의 향방에 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기 인하하면서 시장 상황을 진정시키는 조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 2008년 10월 27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사상 최대 폭인 0.7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9월 19일에도 임시 금통위를 열어 0.50%포인트를 전격 인하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상황을 놓고 볼 때 코로나19 사태는 이미 금융 위기급 파급력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한국은행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을 대응으로 진정국면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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