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의회 권력의 재편이라는 의미를 넘어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2022년 대선을 향한 ‘전초전’의 성격을 띄고 있다.
여야 모두 공천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무대’에 오를 선수들의 대진표는 거의 윤곽을 드러냈다. 이제 남은 것은 총선 D-day까지 예상되는 변수들을 잘 관리하면서 지지층들을 결집하는 일뿐이다.
사상 최초 만 18세 투표권 “성향을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이번 총선에서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졌다. 지난 1997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거 연령 18세 하향’을 처음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지 23년여만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투표할 수 있는 만 18세 유권자는 약 53만명에 달한다. 여야 모두 최대 격전지로 꼽는 수도권의 경우 적게는 수백표로 당선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이들의 표심은 민감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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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12월 3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열린 '만 18세 선거권 쟁취 축하 및 청소년 참정권의 다음 발걸음을 내딛는 송년 기자회견'에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관계자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여야 모두 만 18세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1호 공약으로 ‘무료 공공와이파이(WiFi)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미래통합당도 만 18~2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 문화 패스’를 만들어 전시‧공연‧교통 할인 혜택을 전국 단위로 통합‧확대할 방침이다.
기대 속에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고등학교가 선거판, 정치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관위는 △학교 내 선거현수막 부착 금지 △선거 운동을 할 경우 2곳 이상의 교실을 연속 방문 금지 등의 학교 선거운동 기준을 제시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보통 20대의 경우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만 18세 청소년들이 어떤 정치적 성향을 보이는지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서 “선거 연령 하향이 어느 정당에게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특정 지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용 정당, ‘우선 순위’ 확보로 유권자 혼란 최소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등장한 ‘비례대표용 정당’도 변수 중 하나다. 이들 정당이 얻게 될 의석수에 따라 원내 제1당이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지역구는 자당 후보를, 정당투표는 각각 비례연합정당과 미래한국당을 찍어달라고 유권자에게 알려야 한다. 낯선 정당명과 후순위 정당 기호로 유권자들이 혼란을 느껴 당초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의 정당투표 기호를 높이기 위해 6명의 현역의원을 이적시킨 상태다. 정당투표 용지에 기록되는 정당 기호는 선관위의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오는 27일 의석수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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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12월 3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열린 '만 18세 선거권 쟁취 축하 및 청소년 참정권의 다음 발걸음을 내딛는 송년 기자회견'에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관계자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민주당의 경우 더욱 복잡하다. 그동안 진보적 유권자는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는 정의당에 투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거부하면서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자칫하면 민주당이 ‘말바꾸기’를 강행하면서까지 비례연합정당을 창당하는 의미가 사라질 수도 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단 한 석도 의석을 불리려는 욕심이 없다”면서 “위성정당을 만들려는 통합당과 달리 정치개혁 취지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에 민주당 현역을 보내 정당 기호 앞 순위를 받는 문제와 관련해서는“정당을 옮기더라도 자발적으로 옮기는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권고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거소투표 허용...마스크 지급과 드라이브 스루 투표는 난색
전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총선 연기론’이 나올 정도로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변수다. 특히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모로나19에 쏠려 버리면서 총선 자체에 대한 무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감염을 우려해 투표 참여 자체가 저조해질 수도 있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 중이거나 생활치료센터 또는 자택 격리 중인 유권자가 거소투표 신고기간에 신고한 뒤 거소투표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거소투표는 몸이 불편해 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 없는 선거인 등이 자신이 머무는 병원이나 요양소 등에서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거소투표 신고기간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며 신고서는 28일 오후 6시까지 해당 구·시·군의 장에게 도착되도록 우편 발송하면 된다. 다만 거소투표 신고기간 만료 전까지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사람과 신고기간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거소투표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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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아울러 정치권 일각에서는 투표율 하락을 막기 위해 의심 증상이 나타는 유권자를 위한 임시 투표소 운영, 다수의 유권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 지급과 함께 ‘드라이브 스루 투표’ 등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투표 참여 선거인 마스크 지급을 위해 약 501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면서 “마스크 물량 확보를 위해 범정부 코로나19 대책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량에 탑승한 채 투표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 '사전투표소에 대해서는 "선거에 임박한 상황에서 법 해석상, 실무상의 어려움이 있으므로 중·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표자가 차량에서 내리지 않을 경우 본인 확인이 쉽지 않고, 2명 이상이 탑승한 차량에서는 '비밀투표' 원칙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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