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자료 통해 반도건설 측 주장 반발
두 사람간 만남은 권 회장 요청으로 2차례 성사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진그룹이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명백한 경영참여를 요구했고 비상식적인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진그룹은 16일 입장자료를 통해 "조원태 회장은 권 회장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면서 "조 회장이 도와달라며 먼저 만남을 요청했다는 (권 회장 측)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 /사진=한진그룹


또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후보자 추천을 해달라', '한진칼에 등기임원이나 감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 '부동산 개발권 등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해달라' 등 노골적인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반도건설 측은 조 회장을 만난 시기의 한진칼 지분율이 2~3%에 불과했기 때문에 명예회장 요청 등 경영참여 요구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2월 6일 기준 반도건설 지분이 6.28%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상식적인 행위는 권 회장을 비롯한 반도건설이 저지르고 있다"며 "당시 상당한 양의 지분을 보유하던 권 회장의 제안은 협박에 가까웠다"고 토로했다.

또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전혀 일조한 바도 없고, 오히려 불법적으로 '보유목적 허위 공시'를 한 당사자가 한진그룹 명예회장을 운운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한진그룹은 마지막으로 "반도건설이 경영참가 목적을 숨기고 단순투자로 허위 공시한 것은 자본시장법에서 엄격히 규율하고 있는 시장질서를 교란해 자본시장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3자 주주연합의 한 축인 권 회장이 지난해 한진그룹 명예회장 자리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은 "권 회장은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타개 이후 조 회장이 도움을 요청하는 만남을 요구해 몇차례 만난 바 있고, 당시 만남은 시름에 빠져 있는 조 회장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조 회장이 그 자리에서 여러 제안을 먼저 했는데 이에 대한 권 회장의 대답을 몰래 녹취하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악용하면서 전체적인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조 회장을 만난 시기의 지분율은 2∼3%에 불과해 명예회장 요청 등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와 공동전선을 구축한 반도건설은 지난 3일 한진칼을 상대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해 말 폐쇄된 주주명부에 따라 반도건설이 3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대호개발 214만2000주 △한영개발 221만주 △반도개발 50만주 총 8.20%다.

시장에서는 반도건설의 지분 보유목적 변경을 두고 허위공시 의혹을 제기해 왔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한진칼 지분을 5% 이상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투자목적은 '단순투자'였다. 올해 1월까지 지분율을 8%대로 늘리면서도 투자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분 매입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반도건설이 본심을 숨기고 주식을 매수했다면, 한진칼은 경영권 방어를 준비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반도건설이 허위공시에 발목이 잡힌다면, 보유지분 중 3.20%에 해당하는 의결권이 제한된다. 3자 연합의 보유지분도 31.98%에서 28.78%로 내려앉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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