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명단에 통합당 당혹감...상당수 영입 인재 당선권 밖
한국당 최고위 불발 최종 의결 못거쳐 공식 발표 연기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6일 4.15 총선에 나설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공개했으나 최고위원회 의결은 불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일하게 접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는 낙천했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날 확정한 40명의 비례 공천자 명단과 순번은 당내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에서 가로막혔다.

최고위원들은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시절 영입한 인사들이 비당선권 후순위에 배치되고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비례 1번을 받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왼쪽)와 공병호 공관위원장./사진=미래한국당

의결 전 유출된 명단에는 통합당이 총선을 겨냥해 영입한 인재들의 이름이 20번 전후인 당선권에서는 보이지 않아 일각에선 이를 두고 한 대표의 '독자 행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래한국당은 비례 1번에 조 전 논설위원을, 2번에 리셋 코리아 핵심 멤버이기도 했던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을 각각 선정했다.

이어 미래한국당의 '1호 영입인재' 김예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가 3번,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이 4번에 추천받았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영입했던 윤봉길 의사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21번, '목발 탈북자' 지성호씨는 40번 순번에도 들지 못해 예비 4번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5억짜리 이적'이라 불리며 미래한국당의 현역 의원 5번째 의석수를 채워준 정운천 최고위원도 유력·안전 당선권에서는 다소 아슬아슬한 18번째 순번을 받았다.

미래한국당 비례 5번에는 김정현 법률사무소 공정 변호사, 6번은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 7번은 이영 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8번은 우원재 유튜브 채널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 9번은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장, 10번은 이용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이 추천 받았다.

황 대표는 공천 명단을 확인한 뒤 인재영입위원회를 긴급 소집할 계획이었으나 내일로 미루고 미래한국당 측에 최고위 의결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한국당 최고위원회 내부에서도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혀져' 일부 참석자들이 자리를 박차고 떠나며 회의가 중단되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했다.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이날 즉각 입장문을 내 "그동안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국민공감, 국민참여 속에 울림을 주었던 미래통합당 영입인사가 가치를 전면 무시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은 무엇인가"라며 비판했다.

염 위원장은 "통합당의 영입인사를 전면 무시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심사 결과를 보며 매우 침통하고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자가당착 공천으로 영입인사들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선교 대표와 최고위원회의 재심과 재논의를 통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길을 모색하여 바로 잡아주실 것을 간곡히 소원한다"고 당부했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 비례 명단에 좀처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그러나 통합당이 미래한국당 공천에 개입하는 모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큰 데다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비례용 '꼼수 정당'임을 시인하는 꼴이 돼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40명 규모의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 결정을 포함해 막판 공천 심사를 진행했다. 당초 명부는 이날 오후 100명 규모의 선거인단 인준을 거쳐 최고위원회 의결로 확정될 예정이었다.

앞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후보자 중 20명 정도를 당선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으며 당 안팎에서는 순번 상위 15번까지를 당선 (유력) 안정권으로, 20번까지는 당선권으로 전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