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선언하고 정당 순위 끌어올리기에 나섰지만, 원내정당들의 시큰둥한 반응으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당초 비례연합정당의 큰 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민생당과 정의당이 빠지게 되면 오히려 표심이 분산돼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8일까지 연합정당에 합류할 정당과 단체 등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시대전환은 16일 “선거연합 이후 시대전환은 원내정당이 돼 강령에 명시한 미래의제를 더 선명하게 관철시키는 미래정치세력이 되겠다”며 참여를 선언했다.

일찌감치 참여를 선언한 녹색당과 미래당도 1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연합 정당의 참여를 공식화하고, 개혁 의제와 국민 목소리를 담기 위한 '녹색·미래 선거동맹' 결성을 선언한다"며 "선거연합은 정당 간 수평적 연합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요한 ‘원내정당’의 합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민생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바른미래당계와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계 지도부 간 충돌이 발생했다.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공동대표는 연합정당 참여를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거취 정리 요구를 시사하며 압박했지만, 대안신당·평화당계 인사들은 원외인 김 공동대표를 향해 의원총회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맞서며 갈등이 폭발하는 모습이다.

김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 2중대로 전락시키려는 세력들이 낡은 정치 술수를 구사하며 당무를 무력화시키려 한다"며 "비례 연합정당 합류를 원하는 세력은 당내 분란을 조장하지 말고 담백하게 결정하길 바란다"고 거취 정리를 압박했다.

반면 대안신당계 황인철 최고위원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대다수 의원들이 비례 연대 참여를 요구해왔지만, 김 공동대표는 개인 의견이 당론인 것처럼 주장한다"며 "즉각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견을 수렴하고, 최고위에서 당론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병완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연동형비례제도를 무력화시키려는 통합당에 맞서 민주개혁 세력이 연대하는 비례 정당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도부에 참여를 거듭 촉구했다.

정의당은 ‘불참’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정호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민주당이 현역 의원 꿔주기, 불법파견으로 미래한국당의 반칙과 꼼수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도 “정의당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윤호중 사무총장)”며 사실상 정의당의 불참을 기정사실화했다.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이 이끄는 열린민주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기로 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주 안에 자체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자체적으로 후보를 공천하려 한다면 그 연합정당에 들어오는 것이 어렵다”고 참여를 압박했다.

진보성향의 원내정당들이 불참하게 되면 진보 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수준의 비례연합정당 창당은 무산되고 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오히려 진보 성향과 호남계의 표심을 끌어안을 수 없기 때문에 파급력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의당이 참여하면 23석까지 내다볼 수 있지만 정의당이 참여를 안하니 16~17석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7일 비례연합정당을 향해 “비례연합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급조한 '떳다방 정당'에 불과한 것”이라며 “온갖 추종세력을 긁어모아 구색은 갖추려 하겠지만 누가 봐도 주연 민주당, 조연 좌파 추종세력, 연출 청와대로 만든 비례민주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기존의 야합이 불발되니 새로운 야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을 기만한 민주당은 석고대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