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하락하는 ‘빅컷’을 단행했지만, 한 번 무너진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개장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나란히 12%대의 대폭락을 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맥을 못 추고 있다.
일각에선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한 번 더 쓸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4.49% 하락해 1630선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6일 장 종료 이후 한국은행이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춘 ‘빅컷’을 단행했음에도 그 효과가 나오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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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한국의 기준금리는 이제 연 0.75%로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린 것도 최근의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금리 조정의 효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간밤 뉴욕증시가 12%대의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금리조정의 효과가 무색해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무려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만188.5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324.89포인트(-11.98%) 폭락했으며, 나스닥 지수도 970.28포인트(-12.32%) 떨어진 6904.59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불과 이틀 만에 1987년의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경신했다. 이날 폭락장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대응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를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이 더욱 크게 작용한 모양새다.
국내증시 상황이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향후 대책을 내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소극적 통화정책 운용에서 탈피해, 정부와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다”면서 “3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당분간 기준금리 추가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같은 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JP모건은 “한국은행이 당분간 연 0.75%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현재로서는 추가 금리 인하보다, 금융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다음 단계 정책으로 더 유력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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