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효성·진흥기업 1월 22일 계약 해지 통보…총회는 아직도 개최 안돼
   
▲ 덕소5A 도시환경정비사업 사업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덕소5A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이 기존 시공사인 효성·진흥기업(이하 효성)의 계약 해지를 추진 중인 가운데 계약 해지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이사회, 대의원회를 차례대로 거쳐 의결을 시켜야 하지만 조합이 돌연 해지를 통보하는 공문을 효성에 먼저 보낸 후 일련의 수순을 밟고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남양주시 덕소5A구역 조합은 지난달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통과시고 시공사 해지 총회를 준비 중이다.

조합은 효성에서 제시한 공사비가 무리하게 높다며 시공사 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효성이 3.3㎡당 공사비를 430만원에서 466만4000원으로 증액하고 기존 연면적에 포함되지 않은 공사비까지 요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계약 해지 관련 절차다. 일부 조합원과 효성에 따르면 조합은 대의원회와 이사회를 열기 전에 해지를 통보하는 공문을 효성에 먼저 발송했다. 

효성 관계자는 "설 연휴였던 지난 1월 20일자로 '조합에서 제시한 단가를 맞춰주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이 왔다"며 "당시 설 연휴를 끼고 있어 협의를 할 틈도 없이 22일에는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추가 공문이 왔다"고 말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45조제1항제5호에 따르면 시공자의 선정 및 변경은 총희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효성은 1월 시공사 계약 해지 관련 공문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조합 총회는 개최되지 않은 상태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조합 내규에 따라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도정법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및 변경은 총회 의결 사항이며 공문이 유효한지 관련해서는 정황을 파악한 후에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더불어 조합이 앞서 “도급단가 협상에 실패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효성 측은 “작년 말 협상이 이미 타결됐다”며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2년간의 물가 상승률과 고급 마감재 및 최신기술이 적용된 점, 또 사업시행인가 시 인허가 조건사항들을 반영하면서 입찰 직후에 작성한 계약서 보다 공사비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조합과 조율해 12월 31일 구두 협상이 타결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조합원도 "공사비는 효성과 지난해 말 3.3㎡당 460만원대로 협상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효성과 단가를 맞추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조합운영비도 만만찮게 들었다"며 "그렇기에 서둘러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갑자기 영문도 모르고 시공사가 바뀐다는 소식을 듣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조합장 등 일부 조합 집행부의 단독적인 의사결정으로 갑작스럽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대다수 조합원들이 이 같은 내용을 모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한 조합원은 “이사회에서 조합장이 시공사 해지를 통보했다고 들었는데 480여명의 조합원 중 이 사실을 아는 조합원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편, 덕소5A 도시환경정비사업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548-15번지 일대를 지하 7층∼지상 48층 높이의 공동주택 990가구 및 오피스텔 180실, 상업시설 2만1,920㎡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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