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노동계와 원탁회의…지원 방안 광범위한 산업 피해 줄이기 어려워
[미디어펜=권가림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항공과 관광 등 피해가 크게 발생하고 있는 업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을 내놨지만 산업계 현장에서 체감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 진단한 현재 국내 경제상황은 '위기'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몇몇 분야가 아니라 전 산업 분야가 위기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수요와 공급의 동시 충격, 실물과 금융의 복합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례 없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주 1회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추경을 포함해 32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지원을 실행하고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약속했다. 아울러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영세 사업장에 대한 임금보조, 저소득층 소비 여력 확충 등 경제 지원책의 큰 그림을 설명했다.  

산업계에서 요구한 항공 고정비 감면과 관광업계 활성화 지원책 등에 대해서도 일부 응답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코로나19 대응 논의를 위한 경제주체 원탁회의를 하고 있다. /청와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도산 위기에 놓인 항공업에 당초 6월부터 예정된 착륙료 감면을 즉시 시행하고 감면폭을 20%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공항에 세워둔 항공기가 늘어나면서 정류료도 3월 납부분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전역 면제한다. 또 중국 등 일부 노선에만 적용했던 미사용 운수권과 슬롯의 회수 전면유예도 전 노선으로 확대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유료 감면은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부분은 아니지만 현 상황에서는 착륙료 감면과 함께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해외 국가에서도 슬롯 유예조치가 되도록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경영난 극복을 위해서는 한일 여객노선 국적선사에 대해 선사당 2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이 지원된다.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부산여객터미널 임대료는 100% 감면한다. 관광업계에는 특별융자를 500억원 추가해 모두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책만으로는 지금과 같은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산업계는 경제·산업 전반에도 팬데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추경(11.7조원) 확대를 비롯해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 임시공휴일 지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마트 의무휴업 한시적 제외,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주문 허용을, 건설업계에서는 공사기간 연장 및 간접비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밖에 코로나 피해기업 지원결과에 대한 금융감독상 불이익 면제나 원격진료 도입 검토도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됐다. 

재계 관계자는 "체감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위기 때보다 심한 것 같다"며 "항공에서 일부 대책이 나왔지만 미국, 유럽처럼 무제한 지급보증과 같은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의 경제 충격은 굉장히 광범위해 추산이 대폭 늘기를 바랐는데 원안대로 가서 매우 아쉽다"며 "탄력적 근로제도나 주 52시간제와 같은 정책은 코로나19 피해 기간이라도 일시적으로 풀어 인력을 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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