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공천 부결에 "좋은 공천하고 싶었지만..."
기자회견서 "가소로운 자들이 그것도 권력이라고..."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한국당 비례 공천을 두고 미래통합당 지도부와 갈등을 벌이던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사퇴했다. 미래한국당 최고위원들도 총사퇴했고,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에 거취는 내일(20일) 신임 지도부 구성 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서 저의 정치인생 16년의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막혀버리고 말았다"며 "이 시간 이후로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래한국당은 이날 미래통합당 영입인사 4명을 당선권에 포함시킨 비례 후보 수정안을 선거인단 투표에 부쳤지만, 반대 47, 찬성 13, 무효 1표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대의원들이 투표로 수정안을 부결시키면서 비례 순번의 더 큰 재조정이 전망됐으며, 부결에 앞서 미래한국당 당원들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절차를 무효로 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접수하기도 했다. 처분 결과가 나오면 추천안 자체가 무효된다.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대표직을 사퇴했다./사진=연합뉴스
한 대표는 "한 줌 안 되는 야당 권력 갖고 부패한 권력이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저의 개혁을 막고 말았다"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사실 제가 원했던 자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한국당 대표직 제안) 고사하다가 황교안 대표가 전화해서 강하게 권유한 바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당에 대한 마지막 봉사일 수 있겠다, 또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차지하려면 비례대표 당선 숫자 굉장히 중요하겠다는 그런 충정에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밀실공천을 없애고 싶었다"며 "통합당에서 영입했던 많은 인재들을 530여명 비례 신청자와 똑같이 객관적 잣대에서 공관위들이 심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떠날 사람이다. 떠나는 자가 무슨 욕심이 있고 무슨 훗날을 준비하겠나. 정말 좋은 공천 하고 싶었다"라며 "하지만 저의 그런 생각은 16년 정치를 해왔지만 그냥 '어린왕자의 꿈'이었던 것 같다. 저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젊은 유튜버' '1년 안 되는 변호사 경력'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등을 거론하며 "명단을 보고 또 봐도 참 잘한 공천이라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받는 비난에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특별히 보수우파 지지하던 많은 지지자들이 걱정하시기 때문에 우리 공관위원장을 아침부터 밤까지 설득해왔고 교체를 했다. 공관위원장은 얼마나 억울하겠나"라며 "그 가소로운 자들이 그것도 권력이라고 자기의 측근을 갖다 박으려고 (하는) 그런 모습들에 저는 물론 싫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16년 국회의원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당과 국민에게 자그마한 봉사를 하고 나간다고 생각하고 정말 맑은 마음과 깨끗한 정신으로 일을 맡았는데 제가 그 한 줌도 안 되는 정말 권력 같지 않은 권력을 휘두르는 그들"이라고 황 대표와 통합당 지도부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한 대표는 "'한선교가 이 선거에서 잘 돼서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그냥 뭉개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미래한국당 당헌당규에 (선거 후 당대표직) 물러나게 그런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회의 내용을 어떤 국장을 시켜서 저에게 전해줬다"며 "참 가소롭다"고 개탄했다.

끝으로 그는 "어제(18일) 새로 고쳤던 명단을 고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며 "그 명단은 고치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서로 욕심 버리고 총선 승리로 하나가 되길 바라고 저는 이제 떠난다. 국회는 5월 말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운천 최고위원은 당사를 떠나는 와중에 취재진들과 만나 당대표 후임 결정에 대한 질문에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 대표 사퇴했으니 책임지고 사퇴한다"며 최고위원들의 총 사퇴 결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공병호 위원장에 대해서는 "내일(20일) 신임 지도부 만들어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래한국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의원들이 모여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게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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