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최대 실적 견인한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내 5대 금융그룹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상 초유의 0%대 금리시대 에 접어들면서 금융그룹의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5대 금융지주과 조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제공=금융위원회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종합상황브리핑 회의’를 운영 중이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등이 참여해 금융시장과 여신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다.

또 대외 시장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의사결정에도 반영키로 했다. 금리, 유가, 환율, 주가 등 금융시장 성장률 등을 종합해 사업전략 수정도 검토한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글로벌 성장 전략에 속도조절에 들어가는 한편 분기별 순익 목표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을 중심으로 은행‧증권‧손해보험‧카드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지주사 임원들로 구성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운영한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최근의 시장 변동과 산업별 동향, 시장 리스크 지표 등을 매일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회 산하에 전략총괄팀, 재무관리팀, 리스크관리팀, 마켓센싱팀 등을 꾸렸다.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 감염예방대책과 실행 점검, 그룹사 영업연속성 확보 등은 기존 ‘코로나19대응 위원회’가 담당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극복 이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성장 방안을 준비하자는 취지로 그룹의 젊은 인재들로 구성된 (가칭)블루팀을 만든다. 언택트(비대면) 트렌드 확산 등 코로나 이후 변화될 경영환경 속에서 고객, 채널, 기업문화, 사회적 역할 등 경영전반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역할이 맡겨질 예정이다.

하나금융도 그룹 리스크총괄 부사장, 그룹 재무총괄 부사장, 그룹 전략총괄 상무로 구성된 그룹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구성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상황 진단과 대응 방안을 수립·운영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 될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세운 사업계획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당초 목표했던 순익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되면서 금융그룹별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비상경영체제 하에 향후 수익성 악화에 따른 대응책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