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T 시절 분쟁 해결체제로 회귀 불가피
   
▲ 세계무역기구(WTO)의 최종심 역할을 하는 상소기구 기능이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정지돼 무역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사진=한국무역협회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세계무역기구(WTO)의 최종심 역할을 하는 상소기구 기능이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정지돼 무역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미국 행정부는 상소기구의 판정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고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는데 WTO 분쟁해결제도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6일 한국무역협회는 상소기구의 위기로 다자무역체제의 근간인 법의 지배가 위협받고 있으며, 다자무역체제가 과거로 후퇴할 것인지 미래로 발전해나갈 것인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무협은 WTO 회원국이 분쟁해결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발전적인 해결안을 도출한다면 다자무역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상소기구 위원의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WTO 분쟁해결제도는 힘이 지배하던 GATT 시절의 분쟁 해결체제로 회귀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무협 관계자는 "우리 정부도 WTO 상소기구 개혁을 논의하는 다양한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며 "WTO 분쟁해결제도가 개발 도상국의 경제발전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홍보하고 상소기구의 기능 회복과 법에 기반한 다자무역 체제의 중요성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WTO 중견국가 모임인 '오타와 그룹' 등에 적극 참여해 우리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우리 기업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상소기구의 공백 상태를 메우기 위해 더욱 많은 회원국들이 다자 임시 상소중재협정에 참여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무협은 "장기적으로 회원국들이 공감하는 상소기구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며 "법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무역협상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중견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을 조율하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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