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디지털 후견인 제도' 도입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라는 초대형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금융권 내부에선 “디지털 전환만이 살길”이라는 위기의식이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어서다. 

   
▲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신한금융그룹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2기 체제에서도 ‘디지털 신한’을 앞세워 디지털 부문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최근 그룹의 최고경영자(CEO)가 특정 디지털 핵심기술을 직접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그룹의 DT(Digital Transformation)이 성공하기 위해선 CEO들의 디지털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미래에 꼭 필요한 디지털 핵심기술을 선정해 후견 그룹사를 매칭하고, 해당 그룹사의 CEO가 핵심 기술의 후견인이 돼 사업을 이끄는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도입했다. 디지털 핵심기술과 헬스케어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사업점검 등 종합적인 관리 지원을 담당 그룹 CEO가 직접 추진하게 된다.

AI는 신한은행 진옥동 행장이, 빅데이터 분야는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이 담당하기로 했다. 또한 클라우드 분야는 신한금융투자, 블록체인은 오렌지라이프, 마지막으로 헬스케어 분야는 신한생명이 각각 후견인으로 선정됐다. 향후 모든 그룹사가 이에 동참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는 ‘원신한((One Shinhan)’ 차원의 디지털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KB금융도 고객중심의 디지털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그룹의 경영 전략 키워드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Digital Innovation-customer centric)’을 강조한 바 있다. KB금융의 미래 경쟁자인 알리바바와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KB중심의 디지털 생테계 구현을 위해 KB 이노베이션 허브(Innovation Hub)센터를 축으로 한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과 그룹 통합인증서, 클라우드 등 IT인프라 부문의 사업 등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도 디지털금융점포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향한 과감한 변화를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강남역에 디지털금융점포를 개점했다. 디지털존과 상담존으로 구성된 디지털금융점포는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은행이 도입한 특화영업점이다.

디지털존에서는 ‘스마트키오스크’를 활용해 예금, 외환, 전자금융, 카드 등의 신규업무와 각종 변경 신청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 이밖에 예금담보대출 신규 및 연장 등 일부 대출업무처리도 가능하다. 상담존은 자산관리상품, 기업금융, 개인여신 등 보다 심화된 금융상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꾸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금융권의 경영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졌다”며 “이 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되면서 올해 화두로 제시됐던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