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고속도로 영업소와 안전순찰 외주업체가 '도피아(도로공사+마피아)'들의 천국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 박성호 의원(창원시 의창)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 10월 현재 고속도로 영업소 외주업체 총 335개 중 수의계약을 하는 265곳(79.1%)의 대표 모두가 전직 도로공사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기준 295곳(91%)보다는 낮아진 수치로, 나머지 공개경쟁입찰을 하는 70곳(20.9%)의 대표는 도로공사와 무관한 듯 보였으나 이 역시 '바지사장'을 앞세운 기만극으로 드러났다.
이들 70곳의 사무장 모두 전직 도로공사 출신이었다. 고속도로 영업소 사무장은 실질적인 업무 총괄자로, 직원 관리와 인사 등을 맡는 핵심 요직이다.
도로공사는 수의계약의 자격요건을 15년 이상 근속한 도로공사 직원 중 잔여 정년이 2년 이상인 자로 한정해 사실상 도로공사 직원만 가능하도록 문을 닫아 걸고 투명성을 높인다며 경쟁입찰을 하는 곳도 실제로는 도피아들이 꿰찬 것이다.
수의계약을 하고 있는 265곳 중 229곳(86.4%)의 사무장도 도로공사 출신이었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은 계약을 체결할 때 일반 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수의 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도로공사가 어기고 있는 것이라고 박성호 의원은 지적했다.
고속도로 안전순찰업무를 담당하는 외주업체 역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었다.
올해 10월 기준, 전국의 53개 고속도로 안전순찰업무 외주업체 중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업체는 단 5곳(9.4%)에 불과했다. 수의계약을 통해 선정된 48개 업체의 대표자 모두와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5개의 업체의 핵심 요직인 사무장들 모두 도로공사 출신들이었다.
박성호 의원은 이에 대해 "'도피아'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자 대표 자리에는 이른바 '바지사장'을 앉히고, 도로공사 출신은 요직인 사무장 자리에 숨어 있다"며 "도로공사는 이를 알고도 묵인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