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가 올 2분기 코로나19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하반기 시장 회복 여부에 중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분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반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상황이 하반기로 넘어갈 경우 올해 농사를 아예 망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기업들의 실적은 대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1분기 기업 이익 감소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10% 이상 미달하는 ‘어닝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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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방역 요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업종은 에너지·화학·철강·기계·화장품·증권·하드웨어·반도체 등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분석 대상 기업 126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9조2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7%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장에서는 코로나19발 악재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업종별 협회 10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을 조사한 결과 9개 업종이 실적 악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1분기에 주름이 깊어진 기업들은 2분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핵심 시장에서 감염자가 확산하는 가운데 사태가 하반기 경영 환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가 2분기에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하반기에는 기업들이 어느 정도 손실을 회복하면서 숨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 우리 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업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역시 사태의 장기화다. 해외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과 실물 결제 위축으로 인한 소비 감소 등 사방이 지뢰밭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비상 대응체제를 가동하면서 손실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 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 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하면 10개 업종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할 것으로 답했다. 이 경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4.0%, 2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주력업종의 경우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수출액이 전년 동 시점 대비 평균 6.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이어지면 수출액은 평균 17.2%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어느 한 쪽 분야의 위기가 아니라 수요·공급, 내수·수출, 가계·기업·정부 모든 분야에 전방위 타격을 주는 총체적 위기”라며 “한시적 규제유예 제도 도입 등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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