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 실물 경기 타격…국내·외 리츠 수익률·주가 동반 하락
   
▲ '고척 아이파크' 전경/사진=HDC현대산업개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HDC현대산업개발이 내놓은 민간임대아파트 '고척 아이파크(IPARK)' 리츠의 수익률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부동산 투자 심리도 얼어 붙은 가운데 주거용 리츠에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대한토지신탁 등과 함께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짓는 고척 아이파크 리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총 공사비만 5697억원 규모다. 공동출자자로 HUG와 대한토지신탁이 참여하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과 투자자 역할을 맡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사업을 통해 약 10만5000㎡의 복합개발부지와 공동주택부지에 총 2205가구의 대단지와 복합행정타운 등을 조성한다. 복합개발부지에는 25~45층, 6개동, 64‧79㎡, 총 1457가구와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며 공동주택부지에는 23~35층, 5개동, 64‧79㎡, 총 784가구가 지어진다. 2018년 10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2022년 6월 완공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출시 시기나 구체적인 상품 구조는 LH와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앞서 2018년 11월 착공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입주자 모집을 마친 일산아이파크2차 역시 리츠를 통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일산아이파크2차는 HDC자산운용, HDC현대산업개발, HDC아이서비스가 참여한 민간임대아파트이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투자 신탁으로 현 상황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도 배당금 지급이 끊길 위험이 적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자 투자 부동산의 가치도 하락하며 리츠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 중 글로벌리츠 재간접 펀드 18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0.66%였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리츠펀드와 일본리츠펀드의 지난달 수익률은 각각 -20.7%, -17.2% 감소했다.

수익률과 함께 국내 리츠 주가도 하락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프라임리츠와 이리츠코크랩, 신한알파리츠 주가는 2일 종가기준 각각 4665원(-1.58%), 4985원(-1.09%), 6750원(-0.44%) 으로 장을 마쳤다. 이 세 주요 리츠들은 연초대비 30%, 35%, 16%씩 하락했다.

글로벌 리츠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미국 대표 리츠 주가 지수는 17%, 일본의 대표 리츠 주가 지수는 21.9%씩 주가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 리츠의 경우 투자 건물의 공실률이 늘고 임대 수익성이 악화돼 수익률이 떨어질 전망"이라고  입을 모은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고척 아이파크 리츠와 같은 주거용 리츠의 성공 여부는 임대 수요자들의 심리와 주택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임대주택 리츠 투자는 부적절하다는 분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하방 압력이 깊어지면 8년 후 매각하는 민간임대아파트의 수익 구조에서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며 "빠져나올때 안정성이 확보 될지와 그 시기의 주택 경기가 위축 될지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 리츠 업계 관계자는 "국내 민간임대 아파트 리츠는 출시 된지 꽤 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아 상장조차 못되고 있다"며 "자산가치나 임대 수요 등을 따져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리츠 중 투자 할 만한 종목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온라인을 통한 물류, 언택트 산업 관련 종목을 추천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으로 성장할 리츠에 투자해야 한다"며 "글로벌 리츠로는 데이터센터, 물류, 인프라, 임대주택 리츠, 국내 리츠로는 배상수익 매력이 높아진 맥쿼리 인프라와 롯데리츠를 권한다"고 설명했다.

라정주 파이터치경제연구원 대표는 "주거용 리츠는 어디까지나 주택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투자 할 만한 리츠로는 5G나 데이터 센터 등 온라인 언택트 산업 관련 리츠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입주 기준도 높아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 입주자 소득 확인 절차를 이르면 9월부터 공공임대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근로소득 외에 금융‧사업 소득도 입주자 소득 기준에 고려되며 이에 따라 고소득자와 더불어 금융투자자나 개인사업자의 입주가 어려워진 점도 HDC현대산업개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리츠 출시는 디벨로퍼로 성장을 꽤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미래먹거리 확보의 일환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 항공 인수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서라도 이번 리츠는 HDC현대산업개발에게 절실하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 없이 마무리 짓겠다"면서 "종합 금융부동산기업으로의 진화도 미룰 수 없는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권 대표이사는 "리츠, 인프라펀드 등 부동산 금융의 실질적 활용을 통해 개발, 운영, 보유, 및 매각 등 사업 단계별 포트폴리오를 안정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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