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실적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를 하향조정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주식시장 ‘패닉’에도 불구하고 대거 유입된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지속적으로 매집한 삼성전자 주식 투자의 향방에도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사태가 투자에 대한 심리를 악화시켰다면 이후부터는 여기에 타격을 받은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타격을 받는 등 본격적으로 ‘숫자’가 악화되는 경향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상당폭 하향 조정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디램(DRAM) 등 반도체 가격상승 등 목표주가를 높여 잡을 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불과 3개월이 되지 않아 추세가 반전된 것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중국을 대상으로 한 서버와 스마트폰, PC 부문 판매가 부진했다”면서 “매출 비중의 89%가 스마트폰 OLED 패널인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며 패널 출하량 부진은 2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루 앞선 지난 1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6만85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이미 한투는 지난달 19일부터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었지만 불과 보름 만에 다시 한 번 목표치를 낮춘 것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수요 부진을 반영해 2020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35조4000억원으로 기존 대비 11% 내렸다"며 "스마트폰의 경우 1분기 중국 시장 중심으로, 2분기에는 선진 시장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1분기와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대비 16%, 28%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밖에도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최근 한 주 사이에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이들 증권사의 공통된 분석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이 3분기까지 감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문제는 지난달 금융위기 수준으로 폭락한 증시 상황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유입됐다는 점이다. 지난 한 달간 이들은 특히 삼성전자와 코스피 레버리지를 많이 매수했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이 무려 24거래일간 순매도를 기록했다는 점과 대조적으로, 개인들은 22거래일간 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수액은 12조 60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주로 팔고 있다는 점과 반대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상황은 향후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와 유가증권시장 자체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팔고나간 주식을 개인투자자들이 전부 받아놓은 모양새가 형성됐다”면서 “향후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더라도 두터운 매물벽이 형성돼 흐름이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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