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두산중공업·LCC·쌍용자동차 등 산업은행에 자금 지원 요청 증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벼랑 끝에 몰린 항공·자동차 등 산업계가 금융지원을 위해 산업은행만을 바라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대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추가 자금 투입 또는 산업 구조조정 등 산업은행이 내놓을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사진=산업은행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자동차, 두산중공업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자금지원 요청이 빗발치면서 산업은행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쌍용차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지난 3일 쌍용차에 대한 23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약속을 철회했다. 다만 쌍용차의 단기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향후 3개월간 4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앞서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월 방한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쌍용차에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에 1700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쌍용차의 자구노력을 통한 1000억원을 더해 총 5000억원의 자금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이에 예병태 쌍용차 대표는 “정부와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지난 1월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 고통분담과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등을 지원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만큼 추가 지원에 섣불리 나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한 쌍용차의 채권 규모는 1900억원이며, 오는 7월 7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돌아온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도 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티웨이항공 등 5곳의 저비용항공사(LCC)에 총 1260억원을 무담보로 지원했으며 이번달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에어부산에 280억원을 인출하고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도 추가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과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도 대주주의 책임이행을 전제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금융지원이 절실한 기업이 늘어가면서 추가 자금 공급과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산업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산업은행이 대주주의 자구노력 원칙을 강조해온 만큼 이동걸 회장이 쌍용자동차 등 추가지원에 나설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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