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직장 내 세대갈등 실태와 해법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발표한 '한국기업의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에서 세대별 특징과 갈등 상황 및 원인분석을 통한 조직관리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30개 대‧중견기업에 소속된 직장인 약 1만3000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기초로 세대별 심층면접(FGI)을 거쳐 작성됐다.

조사결과 직장인 63.9%가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의 체감도가 각각 52.9%, 62.7%인 반면, 40대와 50대 이상(이하 50대)는 각각 69.4%, 67.3%로 집계됐다.

반면, '세대차이가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는 20대와 30대가 각각 41.3%, 52.3%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38.3%, 30%가 같은 답변을 하는 등 대조를 이뤘다.

대한상의는 "상명하복식 수직적 업무방식과 소통관행 탓에 세대차이로 인한 애로가 아랫직급에 몰리는 것으로, 윗세대 입장에서는 단순한 세대차이라 여기는 일도 아랫세대 입장에서는 세대갈등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성과를 위해 야근은 어쩔 수 없다'는 항목에 대해 40대와 50대는 각각 35.5%, 42.8%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20대와 30대는 각각 26.9%, 27.2%만이 같은 응답비율을 기록했다. 

세대별 심층면접 중 윗세대는 '팀 전체가 남아서 일을 하는데 막내가 인사하고 '칼퇴'하는 것은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적 행동 아니냐'고 말한 반면, 아랫세대는 '업무시간에 열심히 일했으면 역할을 다한 것으로, 당연하게 야근을 요구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업무관행의 합리성과 리더 지시의 명확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50대가 상대적으로 긍정응답 비율이 높았으나, 20~40대 전반에 걸쳐 긍정적 응답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윗세대는 두루뭉술하게 일을 배워왔지만 관행으로 받아들이는 '지도(map) 세대'인 반면 아랫세대는 명확한 지시를 바라는 '내비게이션(navigation)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회식이 재밌냐'는 질문은 전세대가 의견을 같이한 유일한 문항이었다. 20대부터 50대에 걸쳐 '재밌다'는 답변이 25%를 넘지 못했다.

보고서는 직장 내 세대갈등이 세대변화와 낮은 조직경쟁력에 있다고 평가했다. 구성원이 바뀌었는데 이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헌신, 상호존중, 성과와 결과, 보상과 인정, 훈련과 성장 등 '5R'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업무역할·프로세스 등이 모호해 개인간 갈등이 생기고 △혁신·학습 부족으로 리더가 환경변화에 뒤쳐지며 △비합리적 평가와 보상이 아랫세대의 적당주의를 초래하고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경직된 기업문화로 세대간 벽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조직의 지향점을 프로팀처럼 하면 리더는 코치와 같은 역량을 갖추려 할 것이고, 팔로워는 프로 선수 같이 팀에 공헌해 인정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좋은 조직이란 결국 일하기 좋으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이번 세대갈등 진단결과와 해법을 담아 'Why Book 2. 세대갈등편'을 발간했으며, 기업문화 개선에 관심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책을 배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