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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에 위치하고 있는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건설업계 해외수주에 먹구름이 꼈다. 대형건설사들은 국내에서라도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국가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일부 국가는 건설 현장을 폐쇄했고, 중동 등 지역에서는 예정됐던 입찰이 연기됐다.
실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4일까지 국가 봉쇄(Lock Down) 조치를 선언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보건·식량·금융·에너지·통신 등 국가 기초 서비스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휴업토록 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말레이시아 공사 현장도 멈춰섰다.
해외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건설사들은 국내 먹거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건설업계에서 기피하는 2차 수주전까지도 뛰어드는 추세다.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은 조합과 기존 시공사의 갈등으로 재입찰을 진행하는 2차 수주전을 기피해 왔다.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법적 다툼 등 분쟁의 소지가 다분한 데다 사업성도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일도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나 중형 건설사 너 나 할 것 없이 2차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시공사 선정 입찰서 접수를 마감하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최종 참여한다. 또 다음 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에는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이 참여해 3파전 구도로 가닥이 잡혔다. 두 사업지 모두 시공사를 교체하려던 곳이다.
우선 반포3주구는 2018년 7월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공사비 등에서 조합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본계약 체결에 실패했다.
이에 새로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 2월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6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은 총사업비 2조원에 육박하는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 경쟁에 집중하고 있고 롯데건설은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원가절감을 선언해 최종 입찰에는 발을 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한남3구역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지난해부터 반포3주구를 비롯한 강남권 재건축 사업 수주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도 최근 수주전 참여를 공식화하며 사업장 인근에 지사를 만드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반포15차의 경우도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조합과 갈등으로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2017년 시공권이 박탈됐다. 다음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에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이 참여할 것으로, 3파전 대결이 펼쳐진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쟁이 많은 곳은 보통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조합과 기존 건설사 간의 분쟁으로 시공사 박탈되는 경우까지 발생해 대부분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려한다"며 "하지만 코로나19 경제쇼크와 더불어 건설사까지 해외수주에 희망이 보이지 않자 국내 현장이라도 가져가야 한다는 판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주전 승패에 따라 향후 다른 사업지에서도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이점도 있다"며 "사업성이 떨어져도 강남 중심지에 브랜드단지가 들어서는 건 중요한 강점이 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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