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가 국내 6개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검토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업계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유지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졌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일 대형 증권사의 고위험 익스포져가 지난 2015년 말 58조 4000억원에서 127조 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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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그러면서 한신평은 “해외대체투자와 관련한 우발부채, 대출금의 신용위험이 늘어나고 있으며, 주식시장 변동성 위험노출 또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해외 대체투자 관련 집합투자증권의 미매각 가능성과 손상 위험 또한 커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특히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먼저 불거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최근 가파르게 늘어난 고위험투자들이 주로 비유동성 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회사별로 자본 대비 고위험 익스포져를 살펴보면, 메리츠증권(425%), 한국투자증권(332%), NH투자증권(330%), 삼성증권(313%), 신한금융투자(304%) 등의 순서를 보였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위기 상황에서 유동성 대응능력, 이익안정성 저하, 자본적정성 훼손 등 문제가 부각되는 경우 신용도 하향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역시 지난 8일 KB증권(A3), 한국투자증권(Baa2), 미래에셋대우(Baa2), NH투자증권(Baa1), 삼성증권(Baa2), 신한금융투자(A3) 등 국내 6개 증권사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린바 있다.
이미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위기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의 예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나온 증권사 5곳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분기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경우 3사 모두 60% 넘게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순부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곳은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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