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에너지 일자리 수십만개 구제"…시장 영향 '제한적'
   
▲ 유전지대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오는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가스콘덴세이트 제외)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트위터와 취재진에 이런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OPEC+는 지난 9일 화상회의에서 하루 10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멕시코는 자국에 할당된 감산량인 하루 40만 배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0만 배럴만 감산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12일 회의에서 이를 수용하면서, 합의가 최종 타결됐다.

합의된 감산량은 그간 OPEC+의 감산·증산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감산 기준은 2018년 12월이며, 하루 250만 배럴씩을 감산해야 하는 사우디와 러시아는 산유량을 각각 하루 850만 배럴로 줄여야 한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가 4월부터 산유량을 올린 터라, 4월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1200만∼1300만 배럴 정도를 감산하는 효과다.

나이지리아 석유부는 성명을 통해7월부터 올해 말까지는 하루 800만 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자신의 트위터에 "이 합의가 미국의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십만개를 구할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살만 사우디 국왕에게 감사하고 축하한다. 그들에게 방금 그렇게 말했다. 모두에게 대단한 합의다"라고 적었다.

지난달 6일 OPEC+ 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결렬된 뒤, 사우디의 증산 선언으로 시작된 '유가 전쟁'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지속적인 상승세로 반전할 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위기로 감소할 원유 수요량이 하루 3000만 배럴로 전망되는 만큼, OPEC+의 감산량은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여서다.

또 OPEC+의 합의 타결을 촉진하려고 미국이 멕시코에 할당된 감산량 중 하루 25만 배럴을 떠안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가 산유량을 통제할 수 없는 미국이 '대리 감산'을 실행할 수 있는 지도 불투명하다.

로이터는 "OPEC+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브라질, 노르웨이 등이 감산에 동참하고 각국의 전략 비축유 구매를 고려하면, 실질 감산량은 하루 2000만 배럴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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