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지난 1분기 정부의 국채 발행 규모가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1분기 국고채·재정증권 등 국채 발행액이 전년 동기보다 29.6% 증가한 62조 4000억원에 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와 같은 발행액은 전 분기 대비 155.7% 늘어난 것이다. 통상 국채는 상반기 많이 발행되고 하반기에는 상환이 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지난 1분기 국채 발행액은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2006년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기존에는 지난해 2분기에 기록한 56조 2000억원이 최대액이었다. 1분기에는 국채 순발행액도 49조 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금액인 순발행액의 증가는 향후 갚아야 할 부채가 늘었다는 의미가 된다. 순발행액은 작년 1분기 33조 6000억원이 기존 사상 최대치였는데 올해 1분기에는 이를 16조원 이상 상회했다.

1분기 말 현재 상환하고 남은 채무인 국채 발행 잔액은 737조 5000억원으로 3개월 동안 순발행액만큼 늘었다.

공공기관이 발행하고 정부가 간접적으로 보증해주는 특수채는 1분기 발행액이 28조 5000억원으로 2015년 2분기(40조 9000억원)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수채 발행액은 지난해 3분기 12조 6000억원 규모에서 4분기 23조 9000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더 증가했다.

순발행액도 10조 7000억원으로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컸으며 발행 잔액은 342조 9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국채 발행액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인 것은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해온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재정지출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회는 지난달 17일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1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과시켰는데, 이 중에서 10조 3000억원은 정부가 적자 국채를 발행해 충당했다.

한편 1분기 특수채 발행 규모가 커진 것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물량 증가가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가계 부채 감축을 위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를 유동화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가 MBS 발행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지속할 가능성이 커서 적자 국채가 추가로 발행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형편이다. 이미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2차·3차 추경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