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로 기사회생 나선 르노삼성·한국지엠
신차 없고 자생력도 부족한 쌍용차 '먹구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외국계 자본으로 내수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완성차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XM3와 트레일블레이저 같은 파급력 강한 신차를 통해 기사회생을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과 달리 쌍용자동차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더욱이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추가로 내놓을 신차가 대기 중인 반면 쌍용차는 연식 변경모델이 전부다. 

   
▲ 르노삼성자동차 프리미엄 디자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사진=미디어펜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이 지난 9일 출시한 프리미엄 디자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는 총 2만대 이상이 계약됐고 8000여대가 출고되며 침체된 완성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같은 XM3의 인기는 지난 2016년 르노삼성이 SM6를 통해 누렸던 전성기의 보다 높은 계약대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국내생산인 XM3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달성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SM6와 QM6 출시 뒤인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특별한 신차가 없이 연식변경모델로 버텨왔다. 신차가 출시 됐다고 해도 완제품 수입모델이 전부여서 르노삼성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출시한 XM3가 폭발적인 호응을 받자 분위기 반전에 성공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덕에 3월 내수 판매는 XM3 5581대를 포함한 1만2012대로, 전년 대비 83.7% 급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적 감소로 인한 경영난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큰 위기를 맞게 됐지만, XM3 출시 한달 여만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르노삼성차는 XM3 외에 2분기 프랑스 르노그룹의 '2세대 캡처'를 수입·판매하는 데 이어, 하반기에 상품성 개선 모델인 SM6, QM6, 전기차 조에(ZOE) 등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만 르노삼성차는 2세대 캡처를 르노 스페인공장에서 들여와야 하는데, 코로나19 확산에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르노와 조율하고 있다.

또 그동안 생산·수출해온 닛산 로그가 지난달 종료된 탓에 해당 생산량만큼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로그를 1433대 생산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의 누적계약대수가 2만대에 달한다"며 "당분간 내수 판매에 집중하면서 예정된 신차도 차질없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도 트레일블레이저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 /사진=미디어펜


XM3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지엠에게 있어 트레일블레이저는 새로운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장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지난달 3187대를 판매하며 한국지엠의 실적을 견인하는데 큰 역할을 한 모델이 트레일블레이저다. 

특히 이 차는 국내에서 생산되며 일거리문제까지 해결해주는 중요한 핵심 차종으로 꼽히고 있다. 

르노삼성, 한국지엠과 달리 쌍용차는 당장 이달 월급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판이다. 그동안 적자가 이어진데다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해 자금줄이 막혔기 때문이다.

마힌드라는 지난 3일 특별이사회에서 쌍용차에 투입을 검토한 2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말 마힌드라가 쌍용차 노조를 면담한 자리에서 투자를 검토했으나 결국 불발된 것이다.

앞서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고엔카 사장은 올초 방한해 회생에 필요한 5000억원 중 23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고, 나머지에 대해 산업은행과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사회는 이와 함께 쌍용차에 스스로 자금 마련 등 대안을 찾으라고 권고하며 사실상 쌍용차를 저버렸다. 다만 3개월간 400억원의 일회성 자금 투입을 고려하기로 했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 10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마힌드라의 400억원 신규자금 조달 방안을 최종 확정해 긴급 자금을 마련하긴 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최근 평택공장에서 노조 대의원들을 만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4월 급여를 다 주지 못해 일부를 유예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2016년 4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를 보게 됐다. 지난 한해 동안 13만5235대 판매에 그쳐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819억원으로 339% 늘었다.

그동안 티볼리와 코란도를 통해 근근히 버텨왔으나 경쟁력 높은 신차 개발을 못해 경영난이 반복된 점이 가장 커 보인다. 단적으로 지난달 쌍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무려 37.5% 감소한 6860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신차를 출시한 르노삼성은 1만2012대(83.7%↑), 한국지엠은 8965대(39.6%↑), 현대차는 7만2180대(3%↑), 기아차는 5만1008대(15.3%↑)를 기록한 실적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에 신규 자금이 투입되더라도 자생력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자동차분야가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업만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