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으로 경쟁 막고 영업 비밀 공개하라 정부 압박 시장 망쳐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누군가 그랬다. 10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이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애플은 아이폰 6와 아이폰 6플러스를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벌써부터 통신사들은 사전 예약에 들어갔다.

지난 달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한국을 1차 출시국에서 제외시키면서 한국 출시를 미뤘다. 가장 큰 이유는 비밀 유지에 대한 애플의 보안 원칙에 대해 한국이 협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항상 1차 출시국에서 늘 제외시켰다.

애플은 신제품 출시 전까지 모든 정보에 대해 철저히 보안 유지를 지켜야한다. 협력 업체들을 통해 일부 정보가 새어나가긴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궁금증만 더욱 더 배가시킨다. 항상 애플은 신제품에 대해 약간의 힌트만 줘, 신비감만 높이고 있다.

애플의 비밀주의 때문에 신제품 한국 출시 늦어져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국가마다 정한 절차에 따라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한국은 그 역할을 국립전파연구원이 하고 있다. 애플은 제품 출시 때마다 국립전파연구원을 비롯해 각 국가의 담당기관에 비밀유지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타 국가와 달리, 국립전파연구원은 예외 없이 모두 공개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전파 인증을 획득한 모든 제품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런 애플의 비밀 유지 보안 원칙 때문에 한국은 1차 출시국에 비해 늦게 출시되고 있다.

애플과 비교 당하는 삼성
 

애플은 이번 3분기에서 매출 421억 달러, 순이익 85억 달러를 올리면서 시장 예상을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순이익이 10% 넘게 증가한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은 판매 평균 예상치보다 100만 대 이상을 더 판매하였다. 결국 아이폰 판매 호조 때문에 가능했다. 저가형 스마트폰 제조사들까지 합세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강화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견제함을 보여줬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3분기에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4조 1000억 원에 그쳤다. 그러면서 국내 여론은 “애플과 대조적인 삼성전자”, “애플과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삼성전자”, “활로 개척이 필요한 삼성전자”라며 삼성전자를 부정적으로 보고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 통신3사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대한 온·오프라인 사전 구매예약을 받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LG유플러스 종로 직영점에서 한 고객이 직원으로부터 예약 구매 안내를 받고 있다.
단통법으로 판매부진, 영업비밀 공개하라고 압박만 심해져
 

10월은 정말 잔인하다. 1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됐다. 그 영향으로 신규 단말기 거래가 급격히 감소했다. 하이엔드 고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에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론은 이 모든 책임은 삼성전자 때문이라며 반기업정서를 부추기면서 단통법에 책임과 부작용을 삼성전자를 비롯한 휴대폰 제조 기업에 전가하면서 오히려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들에겐 면피하고 있다.

이제 영업비밀도 공개하고 출고가를 내리라고 협박할 듯 싶다. 철저한 비밀주의에 입각해 회사 경영을 하고 있는 애플에 비해 국내 기업은 공개 압박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 불 보듯하다.

애플의 비밀주의가 부러워
 

애플은 고 스티브 잡스의 독특한 비밀주의 정책으로 성장했다. 신제품은 물론 CEO인 잡스의 사생활, 건강문제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면서 직원들조차도 출시 몇 시간 전까지 신제품을 보지 못할 정도였다. 소비자의 호기심을 극대화되고 있는 시점에 CEO의 호소력 강한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신제품을 깜짝 선보였다. 애플의 완벽한 비밀주의는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정확히 읽고 기능과 디자인을 보여줌으로써 제품을 사고 싶어 하는 욕구(Wants)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 다음 차기작에서 수준 차이가 확실히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휘어지거나 접히는 디스플레이, 무선충전 시스템, 초고해상도 촬영 등등 진검 승부를 할 때가 왔다.

특히 애플은 더 이상 삼성그룹을 비롯한 국내 기업의 부품을 갖다 쓰지 않으면 안 될 지경을 오고 있다. 휴대폰과 컴퓨터 완제품을 판매하는 애플과 달리 국내기업은 반도체부터 카메라 모듐 등 IT기기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품 개발 수준은 국내기업이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이 비밀주의를 국내기업도 마음껏 하면서 끊임없이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는 국내환경이 미비하는 것이 정말 아쉽다. 무조건 공개하고 무조건 압박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경기활성화가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쟁도 하기 전에 영업 비밀을 까발리고 시작하는 경기에서는 누가 투자를 하려고 하겠느냐...
 

애플의 비밀주의는 애플 직원들이 자신이 일에 집중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한국도 경영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기업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살고 기업도 살고 국가도 산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고 했다. 한국경제가 침체가 상당히 오래가고 있다. 자유로운 기업환경으로 침체해서 벗어나 활력을 찾길 기원한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