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최근 폭락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집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도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무려 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가중된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유가 등 기초자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이와 같은 변동성이 국내의 개인 주식투자자들에게는 투자의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 사진=연합뉴스


특히 ETF의 거래대금은 지난 2002년 시장개설 이래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몰려 있는 상태다. 심지어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 2000선이 무너진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2일까지 32거래일간 ETF의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ETF·ETN을 뺀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10조 9633억원, 코스닥은 9조 6863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ETF의 경우 ETN과 시총을 합쳐봐야 54조원 규모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ETF와 ETN 거래가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275조원, 코스닥은 233조원 규모다.

ETF의 거래는 코스피 지수의 흐름과 반비례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코스피가 1400선까지 추락한 지난달 19일의 경우 ETF 일일 거래대금이 13조 367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코스피 일 거래대금 11조 9325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심지어 코스피 폭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대장주’ 삼성전자보다도 ETF 일일 평균 거래대금이 4.3배, 거래량은 23.9배나 높아진 상황이다. 폭락장이었던 3월 19일 하루만 놓고 보면 거래대금은 5.6배까지 폭등했다.

개인들은 ETF 중에서도 특히 레버리지·인버스 종목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코스피 200 레버리지, 코스피200 인버스2X, 코스피200 인버스 등 비슷한 성격의 19개 종목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 5515억원에 달해 전체 ETF 거래대금의 약 65%를 차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투자 광풍이 엄청난 변동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폭락장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전대미문의 ‘마이너스 유가’ 등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인 만큼 공격적인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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