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180석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 접수가 27일부터 시작된다. 후보자들 간 교통정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경선에서는 ‘초심’과 ‘이심’이 경선의 결과를 판가름할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원내대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국회 본청 원내행정기획실에서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 접수를 진행한다. 각 후보들은 내달 6일까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간다.
4선의 김태년, 정성호 의원과 3선의 전해철 의원은 일찌감치 물밑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사무총장인 윤호중(4선) 의원은 SNS에 “당의 공천을 책임졌던 사람이 총선 직후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는 것이 불공정할 수 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불출마를 선언하는 글을 남겼다가 삭제했다.
출마를 고려했던 조정식(5선), 노웅래‧안규백(4선), 박완주(3선) 의원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으며, 윤관석(3선) 의원도 막판 고민에 들어갔지만 불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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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모습./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이번 경선의 관심사 중 하나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다. 통상 중진 의원들의 경우 대부분 계파와 친분 관계가 명확하지만 초선 의원은 아직 당내 네트워크가 뚜렷하게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표심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지역구 초선 당선자는 68명으로 전체 163명의 당선자 가운데 3분의1이 넘는다. 민주당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더라도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규모다.
만약 시민당에게 투표권을 부여한다면 타 정당 출신인 용혜인(기본소득당)‧조정훈(시대전환) 당선자를 제외한 15명을 합하면 민주당과 시민당의 초선은 총 83명이다. 전체 유권자 178명의 절반 가량인 것이다.
당내에서는 이날 예정된 초선 당선자 워크숍이 원내대표 후보들 간 첫 대결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당 초선 당선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초심’을 공략하기 위한 후보자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의중이다.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고 지난 1월 민주당에 복귀한 이 전 총리는 이해찬 대표와 함께 4·15 총선을 지휘하고 민주당을 압승으로 이끌면서 당내 위상이 한층 공고해진 상황이다.
여야 통틀어서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그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소속 의원들의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 일부 후보들은 이미 이 전 총리를 직접 찾아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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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가운데), 이인영 원내대표(왼쪽)./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이 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후보 38명의 후원회장을 맡았으며, 이 가운데 22명이 당선됐다. 여기에 28명의 호남 의원까지 더 하면 이 전 총리를 중심으로 당내에서 또 다른 세력이 생겨날 수도 있다.
특히 이 전 총리는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자 입장에서는 21대 국회의 첫 원내대표로서 당 대표와 호흡을 맞춰야하는 만큼 이 전 총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이 전 총리는 신중한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공개적으로 특정인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그를 중심으로 당이 양쪽으로 갈라질 수도 있고, 이는 향후 대권가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전 총리가 특정인을 콕 집어서 지원하기는 다소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당분간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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