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투타 겸업으로 늘 화제의 대상인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코로나19 사태로 본의 아니게 혜택을 받게 됐다. 시즌 개막이 늦춰지는 바람에 부상에서 회복할 시간을 벌었고, 시즌 개막 직후에는 투타 겸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인절스의 빌리 에플러 단장은 27일(한국시간) MLB 네트워크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재활 중인 오타니의 근황을 전했다.

에플러 단장은 "오타니는 현재 주 2회씩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70m 거리에서 35구 안팎을 던지고 있어 훈련 강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고 하면서 현재 몸 상태가 "80~85% 정도 회복됐다"고 밝혔다.

지금은 전력 피칭이 힘든 상태지만 메이저리그는 미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5월에도 개막하기 힘든 상황이다. 빨라야 6월에 개막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에플러 단장은 "오타니가 5월부터는 불펜투구 빈도를 늘릴 것"이라며 5월에는 몸 상태가 더욱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했다. 이런 회복 속도라면 6월에 개막할 경우 오타니의 투수와 타자 겸업이 시즌 초반부터 가능할 수 있다. 

   
▲ 투수로 타자로 모두 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사진=LA 에인절스 SNS

다만, 에플러 단장은 "5월에도 (코로나19로) 외출 금지가 계속된다면 라이브 피칭 등을 어떻게 실시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실전 투구 감각을 찾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내비쳤다.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오타니는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도류', 즉 '투타 겸업'을 선언했다. 

데뷔 시즌에 투수로 10경기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냈고, 타자로서는 104경기에서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피칭과 타격 모두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타이틀도 따냈다. 

하지만 2018시즌 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아 2019시즌에는 타자로만 106경기에 출장했고 마운드에는 오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2년차 타격 성적은 타율 0.286, 18홈런, 62타점이었다.

오타니에게 타자로 전념할 것을 권하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오타니는 '이도류'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재활 과정에서 피칭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춰진 것이 오타니에게는 투타 겸업으로 돌아갈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