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통해 민주당 내 친문 세력 대거 확대
당대표, 원내대표, 국회의장 등 주요직 독식 우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의 거대여당으로 발돋움했다. 내부적으로는 ‘친문’으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생존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가 있는 이른바 ‘신 친문’ 인사들이 대거 입성했다.

정치권의 시선은 이미 차기 대통령 선거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문’들이 당의 주요 보직 확보를 통해 보다 더 당내 영향력을 키워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국회를 앞두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차기 원내대표다. 민주당은 다음달 7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를 예정이며, 후보자들은 이미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김태년, 전해철 의원은 ‘친문’으로, 정성호 의원은 ‘비당권파’로 각각 분류된다.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왼쪽), 전해철(가운데), 정성호 의원./사진=미디어펜
원내대표는 각종 민생 및 개혁법안 처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친문이 원내대표가 돼 청와대와 소통하며 강력하게 개혁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곧 선출할 국회의장과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지만 그 기간 동안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해찬 대표의 남은 임기를 고려하면 사실상 원내대표가 주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국회의장이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최 시기와 본회의에 부의된 쟁점법안 표결 여부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사실상 주요 쟁점법안의 운명을 좌우한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법안 처리를 위한 또 다른 핵심 열쇠다.

국회법은 국회의장과 부의장에 대해 “국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거하고 재적 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회의장은 원내 다수 정당이 차지한다. 민주당이 당내 경선을 통해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면 되는 것이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박병석, 김진표 의원이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이 중국에 특사로 보낸 적이 있어 친문으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2년전 전당대회에서 친문 그룹의 지지를 받은 범친문 인사로 꼽힌다. 결과적으로는 21대 전반기 국회의장도 친문간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게 될 당 대표다. 

당 내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 여부가 핵심이다. 당 안팎에서는 국무총리직을 지내며 균형감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이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하지 않고 당 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과 이낙연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왼쪽)./사진=더불어민주당
다만 ‘대선에 나가는 당 대표는 선거일 1년 전 사퇴해야 한다’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인해 당 대표 임기에 제한이 생기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원내대표나 국회의장 후보는 국회의원들이 선출하지만, 대표는 당원 및 대의원들이 선출한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문 당원과 대의원들의 힘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8월 전당대회에서도 이들의 결정이 당권의 최종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다.

하지만 원내대표, 국회의장, 당 대표까지  친문이 모두 독점한다면 ‘친문일색’이라는 낙인과 함께 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생길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발생한 국민의당 분당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현재 모두가 ‘친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 내부적으로는 다들 생각의 결이 다르다”면서 “특정 세력이 모든 요직을 독점하게 된다면, 다른 세력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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