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 원가경쟁력, 국제유가 하락 덕 상승
비용 절감 등 진행…코로나19 수혜도 존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 본격화로 석유화학 수출이 3분의 1 가량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으나, 2분기부터 상승세를 그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4월 석유화학 수출은 25억78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6% 감소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제품단가가 평균 톤당 1190달러에서 900달러로 24.4% 줄어든 가운데 자동차·가전을 비롯한 전방산업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LG화학의 올 1분기 영업이익(2365억원)이 같은 기간 15.8% 하락하고, 대한유화도 569억원에서 -457억원으로 적자전환하는 등 업체들의 1분기 성적표도 어두워졌다. 오는 8일 발표 예정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가 전년 동월 대비 80% 수준의 급감이 시장 컨센서스다.

업계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스프레드가 1년 만에 3분의 1로 떨어지면서 손익분기점(BEP)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형성되면서 나프타 가격이 동반 하락, 납사크래커(NCC)의 원가경쟁력이 높아진 것이 석유화학업계 수익성 반등을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달 납사 가격은 톤당 193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6% 낮아졌다.

산유국들이 벌인 '치킨게임'의 여파로 셰일업체들의 도산 또는 구조조정 등 생산량 감소로 에탄 가격이 높아지면서 에탄크래커(ECC)의 경제성이 줄어든 것도 거론됐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업체들이 각자 실적 반등의 첨병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불린다. 우선 LG화학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관련 일회성 비용이 소멸됐으며, 비용 절감 및 수율 개선에 힘입어 전지부문 적자도 축소됐다. 여기에 △자동차·원통형 전지 출하 확대 △폴란드 공장 수율 개선 △탄소나노튜브 증설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의료용품 수요 급등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의료용 장갑과 손세정제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IPA·아세톤 마진이 상승하고, NB라텍스 수출량이 늘어난 것이다. 또한 선제적으로 NB라텍스 설비에 투자한 덕분에 향후에도 견조한 시장점유율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에서는 미국 주택용·상업용 태양광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큐셀부문이 주목 받고 있다. 상업용 시장만해도 연간 2GW 수준, 주택용의 경우 캘리포니아에서만 올해부터 2024년까지 1GW 이상의 수요 발생이 예상되는 미국에서 전년 대비 각각 5%포인트, 11.1%포인트의 성장을 달성한 것이다. 면세사업 종료 및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에 따른 비용 절감도 언급된다. 

롯데케미칼도 낮은 유가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되며, 특히 기초유분보다 경기를 적게 타는 첨단소재부문의 매출 비중을 높여 난관을 돌파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그룹에서는 올해 초 베트남 폴리프로필렌(PP) 공장 가동에 들어간 효성화학이 코로나19의 수혜주로 등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용 마스크에 쓰이는 스펀본드PP 수요가 확대되면서 아시아 지역 판로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부문도 출하량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이후 글로벌 석유화학은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는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며 "PVC, 가성소다, 고흡수성수지(ABS), PP, IPA 등의 품목은 포장용 필름·세정제로 투입된다는 점에서 수급 건전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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