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이라크, 알제리,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취약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유가가 2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함에 따라, 일부 취약한 신흥 산유국들의 경제위기가 우려된다.

   
▲ 유전지대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 급락세를 이어가 지난달 20일에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5월 4일 현재 배럴당 20.3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문가들이 '적정유가'로 보는 배럴당 45~6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코로나19 완화로 원유 수요가 본격 회복되기까지는 유가 약세 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저장공간 부족 리스크 부각 시 다시 마이너스 유가 등 극단적인 현상이 재연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산유국들의 경제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 올해 사우디아라비아는 -2.3% 역성장(국제통화기금 전망치)하고 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의 19% 적자(골드만삭스 예상)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도 -5.4% 역성장하고 대규모 재정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우디는 축적된 외환보유고로 저유가 충격 흡수가 가능하고, 러시아도 대응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오만, 이라크, 알제리,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은 재정위기와 자본유출에 특히 취약하다.

또 산유국들이 국내 자금수요 충당을 위해 '오일머니' 회수에 나설 경우, 글로벌 유동성 감소와 자산가격 하락, 투자감소 등 가능성이 있다.

저유가는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의 재정난-긴축 및 보조금 삭감-국민불만 누적으로 정정불안을 초래할 우려도 있으며, 재정난이 심화된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지키지 않아 유가 급락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국제유가 초약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산유국들의 위기가 세계 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적정유가를 장기간 밑돌면, 취약국을 필두로 경제위기기 산유국 전체로 확산되는 '눈덩이 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