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개막 2연승을 거뒀다. 쾌조의 시즌 출발을 한 롯데, 지난해 최악의 경기력으로 꼴찌를 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롯데는 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9-4로 이겼다. 앞서 5일 열린 개막전에서는 kt를 7-2로 눌렀다. 1, 2차전 모두 투타에서 kt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차전 승리의 주역은 한두 명이 아니다. 타션에서는 각각 4안타, 3안타를 치며 공격의 활로를 뚫은 테이블세터 민병헌, 전준우의 활약이 돋보였고 승부에 쐐기를 박은 정훈의 3점홈런도 결정적이었다.

   
▲ 롯데의 2차전 승리 주역 서준원-정보근(위), 1차전 승리의 일등공신 마차도. /사진=롯데 자이언츠


서준원(20)-정보근(21) 신예 배터리의 활약이 승리의 든든한 밑거름이 된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2년차 우완 사이드암 서준원은 선발 6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1실점도 비자책점이었다.

당초 5선발로 꼽혔던 서준원은 외국인투수 샘슨이 위독한 부친 때문에 미국을 다녀오느라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2선발로 기용됐다. 그리고 기대 이상의 호투로 연승을 이끌어냈다.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1차 지명돼 입단한 서준원의 프로 2년차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이날 경기 피칭 내용으로 한껏 치솟았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서준원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정보근의 활약도 돋보였다. 프로 3년차지만 지난해 15경기 출전한 것이 1군 경력의 전부인 정보근은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메이저리그 포수 출신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 배터리 코치의 집중 지도가 큰 도움이 됐다.

강민호의 삼성 이적 후 롯데는 지난 3시즌동안 약해진 포수 전력을 극복하지 못해 고전했다. 지난 오프시즌 선발 투수 장시환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며 한화에서 포수 지성준을 데려온 것도 어떻게든 안방을 강화해야 하위권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절박감에서 실시한 트레이드였다.

그런데 기량이 급발전한 정보근이 지성준을 밀어내고 개막 엔트리에 들더니, 개막전에서는 새 외국인투수 스트레일리(5⅔이닝 2실점)의 안정된 피칭과 승리를 이끈 데 이어 이날은 서준원과 완벽한 호흡으로 연승의 발판을 놓았다. 투수 리드도 좋았고 절묘한 프레이밍과 도루 저지 능력도 과시했다.

2차전 승리 후 허문회 감독은 "팀의 미래 서준원, 정보근 간 호흡이 좋았다"며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막전 롯데 승리의 일등공신은 혼자 4타점을 올린 새 외국인타자 딕슨 마차도였다. 마차도는 0-1로 뒤지던 5회 동점 적시타를 쳤고, 다시 1-2로 끌려가던 7회에는 결승타가 된 역전 3점홈런을 터뜨렸다.

유격수 수비가 뛰어나다는 점 때문에 타격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에도 롯데 유니폼을 입은 마차도지만 개막전에서 영양가 만점짜리 적시타와 홈런으로 만만찮은 타격 실력도 갖췄음을 알렸다.

마차도는 뉴 페이스이고, 서준원과 정보근은 각각 2년차-3년차지만 롯데 입장에서는 새로운 전력이나 마찬가지다.

롯데가 지난해 꼴찌 악몽을 털어내고 중상위권 성적을 내려면,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것이 있어야 한다. 기존 선수들의 분발도 중요하고, 활력소가 될 신(新) 전력의 활약도 중요하다. 

일단, 개막 2연승을 통해 롯데는 지난해에는 없던 새 무기를 많이 장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롯데는 올 시즌 '희망가'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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