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8일 취임 2년을 맞이한다. 2년 전 취임사에서 "금융감독의 본질은 위험관리"라고 밝혔던 그는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돌아가기보단 직접 부닺히며 강한 결단을 내리며 금융사들과의 충돌을 피하지 않았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사태와 관련해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서슴지 않았으며, 종결된 듯 보였던 키코 사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금융사들의 소비자 보호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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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
DLF·즉시연금 사태 등 금감원 권위에 대한 금융사 반발 부딪혀
윤 원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한 서면 간담회에서 "취임 2년 중 DLF사태 이후 최근이 가장 고비였다"며 "시간을 되돌려도 의사결정은 똑같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과 금융사간의 갈등은 DLF 사태와 키코 사태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났다.
앞서 금감원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개인고객들을 상대로 판매한 DLF 대규모 손실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하나은행에 131억4000만원, 우리은행에 190억400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윤 원장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행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해선 중징계를 확정했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윤 원장의 칼날에 반기를 들었다. 우리은행은 3월 25일 정기주총을 통해 연임을 확정하는 손 회장이 중징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으며 주총을 앞둔 3월 20일 가처분신청이 인용됐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법적인 문제 없이 정기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함영주 부회장은 아직까지 별다른 동향이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 결정에 대한 금융사들의 반발은 2018년 즉시연금 사태 당시 촉발됐다.
2018년 7월 금감원은 분쟁조정위윈회를 통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에 즉시연금 상품 가입자에게 미지급금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권고했다. 그러나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금감원의 분쟁조정 결과를 거부하며 소송전을 이어갔다.
경제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이 금감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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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키코 사태까지…"시달렸지만 문제 제기 잘해"
금감원과 금융사간의 잡음은 키코 사태에서도 지속됐다. 2013년 무혐의 판결을 받은 채 끝난 듯 보였던 키코사태를 윤 원장이 다시 꺼내들며 반발이 시작된 것이다.
윤 원장이 재소사를 지시한 이후 지난해 12월 발표한 분조위 권고안에서는 신한은행 150억원을 비롯해 우리은행 42억원, 하나은행 18억원, 산업은행 28억원, 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 등 총 256억원 규모의 배상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시티은행 등은 권고안을 거부했으며, 배상안을 수용한 은행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타 은행들 역시 수용여부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해 답변기한은 오는 5월초까지로 연기된 상황이다.
윤 원장은 "키코 때문에 많이 시달렸지만 문제 제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회사를) 만나 세게 이야기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런 생각이 날 때마다 그러는 건 아닌 것 같고, 이 정도에서 정리하는 게 좋고 나머지는 은행 판단"이라며 "희망하기는 은행들이 생각을 잘 정리해서 (한국 금융이) 한 단계 올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업계 전문가는 지난 2년 임기동안 윤 원장의 투쟁은 소비자 보호를 한단계 성장하는데 큰 일조를 했다고 평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 보호처 신설 등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소비자 보호 강화를 이뤄냈다"며 "금융 부분에 있어서의 소비자 보호가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비자 보호 과정에서 똑같은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나 결정 번복 등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남은 임기 1년동안 그동안의 선례를 바탕으로 상시감시체계를 만들고 금감원 신뢰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비판을 받았는데 거울 삼아서 상시감시체계를 보완하고 다른 쪽에서 종합검사를 해서 유기적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가 계속되면 금융사 건전성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과 닿아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저한테 얼마의 기간이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고민하고 추진 방향을 모색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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