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공사를 이달 중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GBC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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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준공될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사진=현대건설 |
더욱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시대를 맞이한 현대차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확보하는 동시에 문화와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10일 현대차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일 이달 중으로 GBC 착공에 들어가는 일정의 착공계를 서울시 건축기획과에 제출했고 6일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의 GBC 착공신고서를 수리하고 착공 신고필증을 교부했다.
지난 2019년 11월26일 건축허가서를 발급한 이후 5개월만이다. 건축허가 이후 굴토·구조안전 심의 및 안전관리계획서 승인을 완료하고 착공신고서를 최종 접수함으로써 현대차그룹 GBC신축사업의 인허가 절차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현대차그룹의 GBC 신축사업은 지하7층~지상105층, 연면적 91만3955.78㎡에 업무시설과 관광숙박시설, 공연장, 전시장이 포함된 대규모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2026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다만 일정은 조금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GBC신축사업은 그룹의 글로벌 가치 제고를 통한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컨트롤터워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2000년 연간 253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세계 자동차 업계 순위 10위권에 턱걸이했던 현대차그룹은 이후 혁신적인 품질 개선과 새로운 차원의 마케팅 도입 등 경쟁력 향상 노력을 통해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글로벌 '빅5' 위상을 확고히 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연산 8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선두권 완성차 업체로 성장한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9개국에 걸쳐 31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생산, R&D, 디자인 등 각 부문뿐 아니라 자동차라는 단일 제품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자동차전문그룹으로서 일사분란하고 신속한 경영상 의사결정을 위해 계열사까지 통합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 하지만 이역활을 하던 양재동 사옥의 수용능력은 한계에 이르렀다.
실제로 서울시 소재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개사이고, 소속 임직원이 1만명이 넘지만 양재사옥 입주사는 5개사에 불과하다. 근무인원은 말 할 것도 없이 적은 수의 인원이 근무한다.
이로 인해 주요 계열사 본사가 외부 빌딩을 임대해 입주해 있고 현대·기아차 및 현대제철 국내영업본부가 본사와 떨어져 있어 주요 임원의 업무회의 참석을 위한 이동에 적지 않은 시간이 허비되고 있다. 외부 VIP의 본사 방문 시 공간부족으로 회의실이나 임원 사무실을 이용하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비효율을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서울 성수동 뚝섬에 랜드마크빌딩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서울시가 '초고층 건축 관리기준'을 내놓으면서 이 계획은 없던 일이 돼 버리며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
최근 들어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소통하는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면서 고객에게 수용된 브랜드 이미지가 미래 자동차 시장 성패를 가름할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쟁상대인 폭크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GM, 토요타 등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들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본사 및 인근 공간을 활용해 출고센터, 박물관, 전시장, 체험관 등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곳은 폭크스바겐이다. 본사와 출고센터, 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등을 연계해 운영하고 있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시에는 폭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가 있다.
독일 관광청이 자국의 10대 관광명소 중 하나로 선정한 아우토슈타트는 20만명 가까운 외국인을 포함해 연간 250만명의 고객 및 관광객이 방문하는 독일의 대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또 본사와 출고센터, 박물관이 콤플렉스 형태를 이루고 있는 독일 뮌헨시의 BMW본사와 독일 슈투트가르트시의 벤츠본사 역시 연간 70만명 이상이 오가는 해당 지역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이 밖에도 미국 디트로이트시에 위치한 GM본사와 일본 도요타시의 토요타 본사 역시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각 사 브랜드 가치 제고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전문그룹인 현대차그룹은 공간적 한계로 인해 글로벌 업체들과의 브랜드 가치 경쟁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서울 강남과 경기도 고양 등에 현대모터스튜디오, 기아차가 BEAT360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룹을 대표할수 있는 통합 공간은 부제한 상태다. 현대·기아차 브랜드 가치 향상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려는 현대차그룹에 있어 GBC가 절박한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건립을 추진 중인 GBC에는 글로벌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업무시설과 함께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문화 클러스터 등도 포함시킴으로써 GBC를 업무와 문화, 생활, 체험, 컨벤션 등이 조화를 이룬 서울시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 브랜드 제고는 물론 글로벌 시장속 자동차 강국,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GBC 내 글로벌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업무시설로 인근 지역에서 가장 높은 규모의 타워를 세울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를 하나로 모으는 동시에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서울시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 부여를 위해 초고층 타워를 세운다는 방침을 정했다.
GBC에는 이와 함께 생활·문화·컨벤션 등 기능을 담당할 다양한 부대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호텔, 대규모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과 공연장을 포함한 문화시설, 자동차박물관·전시장·체험관을 포함한 자동차 테마파크, 백화점과 대형 리테일을 포함한 쇼핑공간 등 각종 시설들이다. 이를 통해 GBC를 명실상부한 국제적 업무·관광·문화 거점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복안이다.
이러한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한전 부지는 현대차그룹 GBC로 최적의 장소였다. 이곳은 면적만 따지면 재계 라이벌들이 입주한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의 3배, 여의도 LG트윈타워의 6배 안팎이다.
호텔 등 대형 빌딩 4개가 들어선 여의도 IFC보다도 2배 이상 넓다. 현재 국내 최고 123층(555m) 높이 빌딩을 건설 중인 롯데월드타워 부지(8만7770㎡)와 비슷한 규모다. 롯데그룹은 내년에 완공되는 롯데월드타워 건설에 약 3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서울 시내 미개발 부지 가운데 규모와 위치 등이 모두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동 부지는 인근에 파크하얏트·그랜드인터컨티넨탈 등 특급호텔이 다수 있는 데다 대형 컨벤션센터인 코엑스가 있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또 도심에 적용되는 고도제한이나 유물 발굴 같은 돌발 변수도 없어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차그룹 계획대로 GBC가 건립되면, 최근 서울시가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업무·전시·컨벤션 중심의 '국제교류복합지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한 것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청사진과도 맞아떨어져 서울시 계획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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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CES2020에서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이 밖에도 관심을 끄는 것은 준공 시점이 2026년으로 예상돼 있다는 것이다. 2026년은 현대차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사업이 구체화되는 시기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CES에서 "2028년이면 UAM이 국내외에서 상용화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우선 2025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기존의 자동차 제조업이라는 한계를 벗아나 땅에서 하늘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2026년은 1차적으로 UAM의 투자가 1차적으로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GBC 준공이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바꿔놓는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기업이 하늘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현대차의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새로운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주도하에 진행중인 이 사업은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노력하고 있는 분야다. 낮은 고도의 하늘길을 활용하는 도시의 항공운송 생태계가 UAM이다. 이는 교통체증과 환경문제를 한번에 해결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분야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다. 지난해 말기준 114개의 업체가 133개의 비행체를 개발중이고 이중 35개 모델은 시험비행 단계에 돌입했다.
독일 다임러와 중국 지리자동차는 UAM 스타트업 '볼로콥터'에 투자했고 현대차는 우버와 협력해 PAV인 'S-A1'을 지난 CES에서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이 모델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UAM분야 인재영입에 노력을 기울이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GBC완공보다 UAM사업의 상용화 단계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다만 1차적으로 사업이 구체화되는 시기가 맞아 떨어진다. 즉 새로운 현대차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GBC가 새로운 도약시점과 맞물리며 새시대를 맞이할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GBC의 완공과 함께 새로운 현대차그룹의 시작을 기대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며 "하늘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기에 현대차그룹이 GBC라는 새로운 랜드마크와 함께 과거에 얽매여 있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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