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셰일업계 투자 및 고용 위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미국 셰일업계 부실이 확대될 경우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도 위험이 증가하고, 회사채 시장 내 신용경색 등으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 자료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0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현금 확보와 차환 등 셰일기업의 자금수요에도 부실우려 등으로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주식,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이는 셰일 업체 부실을 더욱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중 미국 에너지부문 21개 기업이 '투자적격' 등급에서 '투기' 등급으로 강등됐다. 유가급락이 본격화된 3개월부터 현재까지 미국 에너지부문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유가 급락 이후 미국의 셰일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국제유가가 셰일업체들의 손익분기 수준을 크게 하회하면서 셰일업체들의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산업전반의 신용위험이 크게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기업활동지수는 통계가 작성된 2016년 이후 –50.9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일 기준 미국 원유 활동시추기수는 325기로 2016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에너지부문 주가가 급락하고 회사채 스프레드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셰일산업의 투자 및 고용 위축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다수의 셰일‧생산업체들은 올해 중 자본지출을 20~50% 삭감하는 계획을 공시했으며, 향후 삭감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에너지 탐사‧생산 관련 지원업체를 중심으로 취업자수도 상당폭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저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재고누중에 따른 저장능력 부족 등으로 생산중단 기업이 확대되고,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파산기업도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현 유가 수준에서 다수의 기업들은 시추비용이 들지 않는 기존 유정을 통한 생산비용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 저장고이자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실물 인도지점인 쿠싱지역 재고 충유율이 지난달 24일 기준 81%로 3개월 전(44%)에 비해 크게 상승하는 등 저장시설 부족에 따른 생산중단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만기가 도래하는 대규모 부채 상환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파산기업도 전례 없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Dallas Fed Survey에 따르면 에너지기업 중 약 40%는 WTI유가가 배럴당 40달러로 지소될 경우 향후 2년 내에 지급불가능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