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IPO에 성공한 일본거래소가 해외자본의 경영권 간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이토 아츠시 일본거래소(JPX)그룹 사장은 29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14 세계거래소연맹(WFE) 회원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 투자자를 통한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는 합병 및 IPO에 성공해 글로벌 초대형 거래소로 탄생했다. IPO를 통해 현재 외국인 투자자가 지분 60~70%를 보유하고 있다.

   
▲ 사진출처=뉴시스

사이토 사장은 "일본과 한국은 경제구조가 유사한데 그 중 하나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라며 "(IPO시) 외국인 투자자를 통해 경영 효율성이 증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권 간섭에 대한 사전조치는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사외이사 추가 등 지배구조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만약 이를 원치 않을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가 '방만경영 중점관리 기관'이라는 꼬리표를 떼내면서 공공기관 지정해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국정감사에서 "방만경영 해소가 확인되면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IPO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IPO시 해외자본의 경영권 간섭 가능성은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은 최근 거래소 지분 매입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토 사장은 "현재 선진국 대형 거래소들이 모두 상장돼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도 선진국인 만큼 이러한 추세에 합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현재 추진 중인 거래시간 연장 방안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일본 금융투자업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공존했다"며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장 마감(오후 3시) 이후 공시되는 기업정보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거래소도 지난 1월 '선진화 전략'을 통해 현행 6시간(오전 9시~오후 3시)인 정규시장 거래시장을 연장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행이 연기된 '후강통(홍콩과 상해거래소의 교차매매 허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사이토 사장은 "홍콩과 상해의 내부간 협조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이런 흐름 또한 좋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너무 빨리 오픈될 경우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