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지난 3월 대폭락한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의 회복 과정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비대면(언택트) 수혜주의 상징적 존재로 손꼽히던 카카오의 경우 시가총액 19조원을 넘기며 코스피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이외에도 많은 제조업 종목들의 시총순위가 하락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증시 상장사들의 주가 흐름이 상당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통상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시가총액 순위변동 역시 그 속도가 빨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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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가장 성장세가 빠른 분야는 코로나19 사태로 수혜를 입은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소비’ 관련주들이다. 우선 코스피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코스피 기업 가운데 시총 순위(우선주 제외)가 20위권 수준이었지만 최근의 주가 급등으로 시총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작년 말 15만 3000원대 안팎이었던 주가는 이날 현재 22만 2500원까지 50% 가까이 급상승했다. 시가총액 역시 13조 2300억원 수준에서 19조 3700억원으로 뛰어 20조원을 목전에 두게 됐다. 지난 2017년 코스피 시장에 이전 상장된 카카오가 시총 10위권 내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AVER(네이버) 역시 시총 10위권 내에서 순위가 더욱 상승했다. 셀트리온과 LG화학을 제치고 시가총액 4위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작년에는 한때 시총 10위권으로 밀려나기도 했던 네이버는 최근 주가가 상장 이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약 35조 5000억원 수준이다.
이들 두 종목은 모두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로, 언택트 경향 강화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주로 손꼽혀 왔다. 전자상거래‧전자결제 등 관련 산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실적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가 악재로 작용하는 업종은 대체로 제조업 쪽에 치중돼 있다. 작년 한때 시총 순위 2위에까지 올랐던 현대차는 작년 말 5위로 하락한 뒤 현재는 9위까지 순위가 떨어져 있다. 현대차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카카오가 언제 시총 순위를 뒤집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POSCO(포스코)와 현대모비스 역시 시총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약·바이오주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2위인 에이치엘비, 3위 셀트리온제약 등과 함께 시총을 불리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인 씨젠과 신약개발업체 알테오젠 등은 올해 새롭게 시총 10위권 내로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시총 순위 변동은 코로나19가 바꿔갈 우리 경제의 모습을 미리 예고해 주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언택트주가 뜨고 제조업이 타격을 받는 패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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