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 기준 강화된 상황에서 실적 악화 늘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3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증시 폭락 이후 다수 종목들이 주가회복에 성공했지만 일부 종목들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부터 외부감사 기준이 강화된 상황에서 실적이 악화된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상폐 위기를 맞은 종목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회사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외부감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예견된 상황이지만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면서 다수 기업들의 업황이 나빠진 영향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부터 지난 15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퇴출’된 종목들은 총 18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개사나 늘어난 수준이다. 물론 이 18개 종목들의 상폐에는 타 시장으로의 이전상장, 피흡수합병, 완전자회사 신규편입에 따른 상장폐지 등 기업 실적과 직접 관계없는 사유도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게 기업들의 ‘펀더멘털’ 악화로 상장폐지 압박을 받고 있는 종목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예를 들어 올해 미래에셋대우스팩1호와 한화수성스팩 등 스팩(SPAC) 2종목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미제출로 ‘관리종목’ 지정 후 한 달 안에도 해소가 되지 않아 결국 상장폐지 처리됐다. 

코스닥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제조업종 기업들의 상장유지 여부가 위태로운 경우가 많다. 주조 압연롤 전문 생산업체인 썬택은 지난 2010년 11월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지만 기업의 계속성 여부, 투명성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 2월 3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가 결국 같은 달 12일 상장폐지 처리됐다.

이밖에도 올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된 기업들을 보면 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유아이디,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알톤스포츠, 한국정밀기계, 솔고바이오, 내츄럴엔도텍 등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 회사들은 지난 3월 실질심사대상기업으로 분류됐으며 이 중에서 내츄럴엔도텍과 솔고바이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유아이디 등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들어갔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지난 15일 분기 검토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지금 당장 실질심사 대상은 아니지만 올해 말까지 완전자본잠식이 해소되지 않으면 내년에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 주가지수의 경우 지난 3월 폭락장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이지만 제조업 기업들의 실적악화는 이제 막 시작되는 분위기”라면서 “2분기가 되면 실질심사대상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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