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판매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시장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으로 선방하고 있다.
완성차 내수시장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정책과 함께 신차효과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한시적인 개소세 인하가 다음달 말로 종료될 전망이다. 이에 완성차 업계에서는 연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달 정부에 개소세 감면 연장과 취득세 감면을 긴급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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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시계방향)현대자동차 올 뉴 아반떼, 기아자동차 신형 쏘렌토, 한국지엠 소형SUV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자동차 프리미엄 디자인 SUV XM3. /사진=미디어펜 |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내수 진작 차원에서 지난 3월부터 시행됐던 개소세 70% 인하(최대 100만원 한도)는 연장 조치가 없으면 내달 말 종료된다. 기존 5%에서 1.5%로 한시적 인하됐던 개소세율이 다시 5%로 환원되는 것이다.
개소세 인하 여부에 따른 승용차 실 구매가격 차이는 상당히 크다. 개소세 인하 기간 동안 소비자들은 개소세 최대 100만원과 이에 연동되는 교육세 30만원(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 13만원(개소세·교육세 합산액의 10%) 등 최대 143만원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
그 덕에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됐음에도 3월과 4월 완성차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2%와 6.5% 증가했다. 개소세 인하가 지속되는 이달과 다음 달까지는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7월부터다. 개소세 인하가 당초 예정된 기간만큼만 이뤄진다면 소비자들은 7월 1일부터 전달보다 최대 143만원 많은 돈을 더 지불하고 차를 구매해야 된다.
일부 인기 차종은 지금 당장 계약해도 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개소세 인하 적용이 인도 시점을 기준이기 때문이다.
트림과 사양별로 인도 시기는 차이가 있지만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지금 계약하면 인도까지 4개월, 그랜저도 3개월가량 소요된다. 아반떼도 한 달 반은 기다려야 한다. 제네시스 G80은 올해 내에는 인도가 불가능하고 GV80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아차 역시 K5, 셀토스, 쏘렌토, 모하비 등 인기 차종들의 출고 대기 기간이 한 달을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에서는 서둘지 않으면 인도 시점에는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조바심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다.
100만원 내외의 가격 차이는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키거나 끌어내리기 충분하다. 7월부터 개소세율이 5%로 환원될 경우 완성차 업체들은 극심한 판매절벽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을 보이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4% 감소한 8만803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기아차도 전년 동월 대비 54.9% 감소한 8만3855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수출하는 것보다 해외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물량이 더 많아 코로나19사태에 따른 수요위축 뿐 아니라 해외공장 가동 중단도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수출이 32.8% 감소한 2만2043대에 그쳤다.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미국 시장 출시에 대비한 사전 물량으로 1만1762대가 선적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현지 출시 시기가 계속 미뤄진다면 후속 물량을 보장받을 수 없다.
르노삼성자동차의 4월 수출도 2072대로 72.5%나 급감했다. 미국향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3월부로 종료되면서 지난달 수출은 QM6(수출명 콜레오스) 2031대, 트위지 39대가 전부였다.
쌍용차는 가뜩이나 부진하던 수출이 더 쪼그라들었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7.4% 감소한 796대에 불과했다.
해외 판매가 부진한 만큼 완성차 5사 모두 내수 시장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7월로 예정된 개소세 판매절벽은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업계에서는 개소세 인하 연장 가능성이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급격한 내수판매 부진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받을 충격을 정부도 모른 척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개소세 인하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둔 구매 패턴이 포착된다.
업계에 따르면 6월 말까지 출고가 불가능한 인기 차종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경우 일단 계약을 해 놓고 개소세 인하가 연장되면 기다리고, 연장이 안 되면 계약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산업통상자원부에 개소세 70% 감면을 올 연말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인 것으로 안다"며 "자동차의 판매부진은 부품사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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