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전매 금지 강화 정책으로 '로또' 인식
   
▲ 지난해 수도권 내 분양한 견본주택 모습./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전매 금지 강화 정책을 내놓자 곳곳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파트 미분양·미계약분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기록적인 인파가 몰리며 이른바 '줍줍'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2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대림산업이 진행한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잔여 물량 무순위 청약에는 3가구 모집에 무려 26만4625명이 접수했다. 분양가가 최소 17억원부터 출발하는 데다 중도금과 잔금 대출이 제공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자가 몰렸다.

당첨 부적격 등으로 계약이 취소된 미계약 물량을 추가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은 이른바 '줍줍(줍고 또 줍는다는 뜻)'으로 불린다. 무순위 청약은 계약 포기나 부적격으로 주인을 찾지 못한 잔여 물량에 대해 추가 청약을 받는 것을 말한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 통장이 없어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당첨자도 추첨으로 뽑는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달 초 진행된 위례 `중흥S클래스` 청약에는 2가구 모집에 4043명이 몰렸고 비슷한 시기 '힐스테이트 부평' 1가구 모집에도 3419명이 신청했다. 지난 19일 비수도권 지역인 대구에서도 '청라힐스자이'가 2가구 모집에 4만3645명이 접수됐다.

이처럼 '줍줍' 열풍이 일어나는 이유는 새 아파트의 경우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인근 시세보다 비교적 저렴하고, 당첨만 받으면 수억 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로또’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반 분양 물량의 대부분은 가점제로 공급되고 있는 데다 인기 단지의 경우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할 만큼 경쟁률이 치열해 청약가점이 낮은 경우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청약 통장도 필요 없고 가점도 신경 안 써도 되고,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줍줍’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줍줍’ 공고와 일정을 알려 주는 부동산 온라인 카페까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줍줍’ 등 분양시장 과열 양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고강도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로 거래가 위축된 기존 아파트와 달리 새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규제 시행전 분양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라며 "현재 투자 수요가 더 많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8월 이전 분양 단지는 지속적으로 청약 과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5~7월 전국에서 진행되는 일반분양은 9만1178가구다. 수도권에서는 4만5767가구, 지방에선 2만3000여 가구가 일반분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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